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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구형 7524억인데… 473억만 추징한 1심

조선일보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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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상 비밀 아니다”면서
이해충돌방지법 적용 안해
공사 피해액 일부만 추징
검찰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 대장동 비리 일당 5명을 기소하면서 1심 법원에 요구한 추징액은 7524억원이다. 검찰은 당초 김씨 등에게 7814억원의 추징액을 구형했지만, 선고 전 일부 뇌물 약정액 등을 제외하고 이해충돌방지법만 적용해 다시 추징액을 산정했다. 이해충돌방지법은 직무상 비밀을 이용해 얻은 모든 이익을 반드시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을 때는 추징하도록 했다. 그에 따라 검찰은 김만배씨 5823억원, 남욱씨 1010억원, 정영학씨 646억원, 정민용씨 37억2000만원 등 이들이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얻은 모든 이익을 추징해 달라고 법원에 요구했다.

하지만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는 대장동 일당을 이해충돌방지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직무상 비밀이라고 판단한 서판교 터널 개통 관련 내용은 이미 알려져 있어 직무상 비밀이 아니라며 무죄 등을 선고하고, 검찰이 이 법 위반을 이유로 요구한 7524억원 추징도 선고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신 김만배씨에게 428억원 추징금을 선고했다. 부패재산몰수법에 따라 성남도시개발공사 등이 입은 ‘범죄 피해 재산’ 일부를 추징한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의 피해자인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낸 민사소송이 1심 재판조차 열리지 않았고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은 중단된 터라 공사 측의 피해 구제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428억원에 김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이 주고받은 뇌물액을 더해 1심에서 총 473억원을 추징했다.

검찰은 대장동 일당의 배임 등 범죄 행위로 인해 공사가 입은 피해액은 4895억원으로 산정했다. 검찰이 산출한 공사 피해액이 검찰이 추산한 대장동 일당의 범죄 이익 총액(7524억원)보다 적은 까닭은, 성남시와 대장동 업자들의 결탁이 없었다면 공사가 받을 수 있었던 이익 총액에서 실제로 공사 측이 배당받은 금액 1830억원 등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대장동 일당의 배임으로 인해 공사가 입은 피해액을 최소 1128억원 정도로 판단했다. 대장동 사업 지분 ’50%+1주’를 보유한 공사가 2019년 이후 택지 개발 배당액 5916억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2958억원을 받을 권리가 있었는데 1830억원만 받았기 때문에 그 차액인 1128억원을 공사가 입은 피해로 계산한 것이다. 재판부가 김씨에게 추징한 428억원은 1128억원의 일부다.

1심 재판부는 다만 남욱씨나 정영학씨 등이 벌어들인 돈에 대해서는 추징을 선고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법원이 배임은 인정하면서도 범죄 수익 추징에는 소극적이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팀에선 항소심에서 더 다퉈야 한다며 항소를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 지휘부의 항소 포기 결정으로 대장동 일당에게 불리해지는 내용은 항소심에서 더 다투기 어려워졌다.


☞이해충돌방지법

공직자의 직무 수행과 관련한 사적 이익 추구를 금지하는 법이다. 직무상 비밀을 이용해 재물·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가 공직자에게서 관련 정보를 받아 이익을 얻은 혐의가 인정되면 국가가 이를 몰수한다. 몰수가 불가능하면 그 가액을 추징한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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