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국내 증시의 향배를 결정하는 있어 핵심적으로 봐야할 변수는 '원·달러 환율'이다.
연말 원·달러 환율이 어떻게 방향을 잡 느냐에 따라 외국인의 시장 대응 강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시장에는 수많은 환율 결정 변수가 존재하지만 아쉽게도 현재로선 불안한 변수(요인)들이 더 많다.
무엇보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1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시장에선 원화에 대한 '강 달러'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 높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도 터치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지난 14일 마감된 코스피는 전거래일 보다 무려 159.06포인트(3.81%) 내린 4011.57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날 외국인이 2조3575억원의 순매도를 보이면서 지수를 대폭 끌어내렸다.
특히 지수 영향력이 큰 삼성전자(-5.45%)와 SK하이닉스(-8.50%)가 차익 실현에 나선 외국인들의 집중 매도에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외국인의 순매도 행보는 전날 미국 나스닥 시장을 비롯한 3대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이날 미 증시의 급락은 최근 부각된 'AI 거품론'외에 미 연준의 12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일반적으로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들에게는 환차손의 우려를 키우기 때문에 매도 포지션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은 국내 수입 물가를 상승시켜 내수 회복에 차질을 줄 뿐만 아니라 소비재 기업들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10월 수입물가지수의 상승 폭은 지난 1월(2.2%)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밖에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제동을 걸을 수 있는 요소다. 한미간 금리차가 벌어지면 자본유출 압력이 더 세지고 환율이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기때문이다.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경제 활성화의 선순환을 기대하는 정부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결국 현재로선 코스피 지수 4000을 지켜낼 수 있을지의 여부는 올 연말 '원·달러 환율'의 향배에 달렸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달러 환율, 왜 불안한 상황이어지고 있나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50원대에서 형성되고 있다. 지난 14일, 원·달러 환율 1470원대까지 치솟았지만 이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갖고 구두 개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일단 안정을 찾은 모습이다.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감원장 등 참석자들은 "해외투자에 따른 외환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경우 시장 참가자들의 원화 약세 기대가 고착화돼 환율 하방 경직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가용 수단을 적극 활용해 대처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1450원대에서 형성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좀처럼 하락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3 계엄사태때 급등했던 수준이 1480원대임을 감안하면 현재 외환시장 주변에 다양한 환율 불안 요인들 존재하기때문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가장 큰 원인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국발 '강달러' 현상의 지속 가능성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10월들어 9.1조원 가량을 순매도함으로써 정부의 환율 방어를 힘들게 했다.
이외에도 최근 부각된 것이 내국인들에 의한 해외투자 증가세가 꼽힌다. 즉 내국인에 의한 달러의 수요가 커졌기때문에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에 일조한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달러를 환전해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들이 원·달러 환율을 밀어올리는 이유중 하나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는 36억3000만달러(14일 기준)로 일평균 2억6000만달러에 달한다. 이는 일평균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물론 원·달러 환율이 더이상 불안한 행보를 보이지 않고 차츰 안정을 되찾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14일 발표된 한미 팩트시트에는 '외환시장 안정'이 별도 항목으로 들어간 것은 긍정적인 요소라는 평가다. 팩트시트에는 한국의 2000억 달러 대미 직접 투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국 외환시장 불안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데 상호 이해에 도달했다'는 문구가 확인됐다. 또한 '연간 200억달러를 초과하는 액수의 조달을 요구받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고 언급됐다.
그동안 미국에 대한 직접 현물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불안하게 움직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리스크 하나를 없앤 것이란 평가다.
특히 정부는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조달하지 않기때문에 원·달러 환율에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정부는 외화자산 운용 수익 외에 부족분이 있다면 '한미특별전략투자공사'를 설립한 뒤 특별기금을 만들어 정부 보증채 형태로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당분간 원·달러 환율 하방은 제한적… 내년 '상고하저'
우리은행이 내년 원·달러 환율 전망에 대해 달러화 가치의 상고하저(상반기에 높고 하반기에 낮은) 흐름을 따를 것이라며 환율 하락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우리은행은 지난 14일 진행한 ‘2026년 환율 전망 세미나’에서 “2026년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무역정책 불확실성 속에서 달러화의 상고하저 흐름을 제한적으로 따를 것”이라며 “해외투자 확대로 인한 구조적인 달러 수요가 원·달러 환율 하락 폭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최근 증권가에선 내년 코스피 지수가 5000을 넘어 6000선까지도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는 노력이 수반돼야하겠지만, 본질적으로 환율은 우리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가항력적인 대외 변수도 적지않게 작용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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