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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의료관광객 117만명 '사상 최대'···알고보니 10명 중 7명은 '미용 시술'

서울경제 임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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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료 관광이 역대 최고 실적을 찍었지만 실제로는 서울 집중과 미용 분야에만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야놀자리서치가 14일 발표한 ‘K-의료관광의 현황과 질적 성장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117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최대 기록이었던 2019년(49만 7000여 명)의 두 배 이상을 넘어선 수치다.

보고서는 미국·유럽권에서 의료비 부담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고령화가 가속하는 환경에서 한국이 치료 목적 해외 이동 수요를 효과적으로 흡수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외국인 환자의 1인당 평균 지출액은 2408달러(한화 약 354만 원)에 달해 일반 관광객보다 훨씬 높은 소비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관광이 관광산업의 확실한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이관영 야놀자리서치 부연구위원은 “한국은 의료 기술, 가격 경쟁력, K-컬처 인지도까지 모두 갖추면서 의료관광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불균형 문제는 오히려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환자의 85.4%가 서울에 쏠려 있고, 진료 분야 역시 피부·성형이 77.3%를 차지해 특정 지역·분야로의 집중도가 높아졌다.

반면 한국 의료의 대표 경쟁력으로 꼽히는 암·심장질환 등 중증 치료 분야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2024년 외국인 암 환자는 7147명으로, 2019년 약 1만1000명과 비교해 여전히 큰 격차가 있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K-뷰티 영향으로 미용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정작 ‘치료 목적’ 환자 시장에서는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자 만족도 조사에서는 한국 의료진의 기술력에 대한 신뢰는 매우 높은 편이었지만 외국인 전용 서비스·편의성·사후관리 등 경험 요소 전반에서 낮은 평가가 나왔다. 의료 관광객의 체류 경험을 뒷받침할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은 “지금의 성과는 절반의 성공일 뿐”이라며 “뷰티·미용 분야로 들어온 관심을 암·심장질환·건강검진 등 한국 의료의 핵심 분야로 확장하고 치료 후 지역 웰니스와 연계한 회복형 관광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도 “K-컬처가 만들어 준 지금의 의료관광 골든타임은 영원하지 않다"며 "규제 혁신과 인프라 투자를 통한 지속 가능한 시스템 구축 없이는 지금의 실적이 반짝 특수로 끝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혜린 기자 hihili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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