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2.7 °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여기서 죽는구나 생각했다”...곰에 얼굴 할퀸 日 남성, 2년째 후유증

조선일보 정아임 기자
원문보기
댓글 이동 버튼0
곰에 습격당해 왼쪽 눈을 사용할 수 없게 된 오카노우에 타카시씨./요미우리 신문

곰에 습격당해 왼쪽 눈을 사용할 수 없게 된 오카노우에 타카시씨./요미우리 신문


최근 일본에서 야생 곰의 도심·주거지 출몰이 잇따르는 가운데, 2년 전 곰에게 얼굴을 심하게 할퀴어 중상을 입은 남성이 지금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15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023년 11월 곰의 습격으로 얼굴에 큰 부상을 입은 도야마현 도야마시의 농업인 오카노우에 다카시(74)씨의 사례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카노우에씨는 사고 당시 아내와 친척 등 5명과 함께 친척 집 마당에서 감을 수확하고 있었다. 감을 방치하면 곰을 유인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수확에 나선 것이었다. 그는 “설마 곰이 나타나겠나” 생각하며 트럭에 감을 싣던 중, 몸길이 1m가량의 곰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다고 한다. 오카노우에씨는 가족에게 “도망쳐!”라고 외쳤지만, 곰은 순식간에 그에게 달려들었다.

홋카이도 지역에서 주행 중인 차량에 곰이 달려들고 있는 모습./엑스(옛 트위터)

홋카이도 지역에서 주행 중인 차량에 곰이 달려들고 있는 모습./엑스(옛 트위터)


곰은 오카노우에씨의 머리와 왼쪽 얼굴을 앞발로 할퀸 뒤, 쓰러진 그의 위로 올라타 얼굴을 물려 했다. 인근에 있던 친척이 큰 소리를 지르자 곰은 주의를 돌렸고, 오카노우에씨의 왼쪽 다리를 물고 달아났다. 그는 “(곰의 큰 입이) 눈앞에 보였을 때 ‘여기서 죽는구나’라고 생각했다”며 “곰이 너무 빨랐다. 정신 차리기도 전에 날아가듯 밀려났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안경이 안구를 보호해 실명은 면했지만, 그의 부상은 심각했다. 얼굴뼈가 부러지고 이마와 왼쪽 눈꺼풀이 찢어졌으며 신경과 근육 일부를 잃었다. 전치 2개월 진단을 받고 20일간 입원했으며, 이후 2년 동안 병원을 오가며 총 5차례 수술을 받았다. 그럼에도 왼쪽 눈은 아직도 완전히 떠지지 않아 오른쪽 눈에만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허벅지 근막을 얼굴에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고, 이달 초 다시 퇴원했다.

오카노우에씨는 “곰을 경계하며 농사짓는 것이 더는 쉽지 않다”며 올해 수확을 끝으로 부모에게 물려받은 논도 포기했다고 했다. 그는 “사람 사는 곳에 내려온 곰은 사살해야 한다”며 “불쌍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최근 곰 출몰이 급증하며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올해 4월 이후 곰 습격으로 숨진 사람은 13명으로 역대 최다다. 올해 4~9월 곰 출몰 건수는 2만792건으로, 최근 반년간 수치만으로도 지난해 1년간 집계치를 넘어섰다.

잇따른 피해에 일본 정부는 자위대·경찰 퇴직자 등을 곰 사살 인력으로 확보하고 포획 장비와 울타리 정비에 나서는 등 대응책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에 지방 엽렵회가 맡던 곰 사살 업무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경찰이 임시 대응에 나섰고, 일본 경찰청은 소총 사용을 허용하는 국가공안위원회 규칙을 이달 6일 개정했다. 이 규정은 13일부터 시행돼, 주거지 등 인가에 출몰한 곰에 한해 발포가 가능해졌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원샷 국제뉴스 더보기

[정아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박나래 주사 이모 논란
    박나래 주사 이모 논란
  2. 2손흥민 토트넘
    손흥민 토트넘
  3. 3조진웅 소년범 공개 논란
    조진웅 소년범 공개 논란
  4. 4로제 글로벌 히트메이커
    로제 글로벌 히트메이커
  5. 5부산교육대상 4명
    부산교육대상 4명

조선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