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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범죄와 도피의 이면… 페촐트 영화 세계

동아일보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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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안 페촐트/루이즈 뒤마, 크리스티안 페촐트 지음·이나라 옮김/248쪽·1만8500원·마음산책
“내 영화 속 인물들은 도피자보다는 ‘표류자’다.”

프랑스 영화평론가인 저자가 독일의 세계적인 영화감독 크리스티안 페촐트에게 “도피는 감독님 시나리오의 기본 요소”라고 말하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어 페촐트는 “1970년대 아버지가 석유 파동으로 실직자가 되면서 일터에서도 집안에서도 표류했던 기억이 강렬하다”며 “그런데 당시 아버지는 절망과 행복을 동시에 느낀 것 같다. 우리 모두 표류를 두려워하는 동시에 열망하지 않는가”라고 되물었다.

영화 ‘바바라’ ‘운디네’ ‘어파이어’ 등으로 예술성을 인정받은 페촐트의 작품 세계를 인터뷰와 비평을 통해 깊이 있게 들여다본 책. 다소 난해하기도 한 그의 작품을 본격적으로 다룬 도서가 국내에 드물기에 더 눈길을 끈다. 각 장 마지막엔 페촐트가 쓴 짤막한 에세이가 실려 그의 사회적, 미학적 관점을 엿볼 수 있다.

책은 저자와 페촐트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6년간 6번에 걸쳐 나눈 인터뷰를 토대로 쓰였다. 페촐트의 작품에 꾸준히 출연하고 있는 니나 호스, 파울라 베어 등 여성 배우와의 협업 계기 등도 짚었다. 특히 그의 영화를 본 관객이 품을 법한 의문을 해소해줄 만한 대목이 많다. 주인공 대부분이 범죄자인 이유에 대해서는 뭐라고 설명했을까.

“범죄에는 해방에 대한 열망이 담겨 있어요. 이 관계에서 벗어나고 싶고, 부자가 되고 싶고…. 제 영화는 범죄가 ‘온전하게 인간적일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합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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