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흐림 / 4.3 °
매일경제 언론사 이미지

연 200억달러 못박고 외환 안전장치 추가…마스가 수익은 한국에

매일경제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원문보기
댓글 이동 버튼0
달러 매입 외 다른 방법 조달
시장불안때 납입연기 요구권

트럼프 임기내 프로젝트 선정
현금 집행은 10년이상 장기간

MOU에 ‘상업적 합리성’ 명시
20년내 원리금 상환 힘들땐
수익배분 韓에 유리하게 조절


한미 관세협상 관련 브리핑하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 [연합뉴스]

한미 관세협상 관련 브리핑하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이 14일 정상회담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발표한 데 이어 같은 날 350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 체결까지 마무리했다. 경주 한미정상회담 이후 16일간 문구 하나하나를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한 끝에 팩트시트와 MOU에는 한국 정부의 미래 리스크를 줄이는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이날 공개된 팩트시트에 따르면 관세 인하와 맞바꾼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는 총 3500억달러로 확정됐다. 이 중에서 1500억달러는 미국의 조선업 부활 프로젝트(MASGA·마스가)에 사용되며, 나머지 2000억달러는 이른바 ‘전략적 투자’에 쓰이게 된다. 에너지, 반도체, 의약품, 핵심 광물, 인공지능(AI)·양자컴퓨팅 등 미국 경제와 국가안보 이익을 강화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된다.

이날 발표된 MOU에 따르면 투자 대상은 ‘상업적으로 합리적(commercially reasonable)’인 프로젝트에 국한된다. 산업통상부 측은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투자란 충분한 투자금 회수가 보장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선정을 의미하는 투자 약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 19일까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모든 투자금 납입이 이때까지 끝나야 하는 건 아니다. 산업부는 “2029년 1월까지 투자를 하겠다는 약정만 하고 이는 실제 자금 납입과는 다르다”면서 “연간 납입 한도는 최대 200억달러이며,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납입이 이뤄질 예정이라 자금 조달 또한 장기간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MOU는 투자처를 결정하는 방식도 담고 있다. 미국 상무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투자위원회가 추천하고 미국 대통령이 승인한 사업이 투자 대상이 된다. 이 과정에서 미국 측은 한국 정부와 직접 또는 한국 산업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협의위원회와 사전 협의하게 된다.

특히 정상회담 팩트시트와 MOU는 우리 정부가 연간 조달하는 현금(달러) 한도를 최대 200억달러로 못 박았다. MOU 8항은 “한국은 각 연도별로 총 200억달러를 초과하는 투자금액 조달을 요구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2000억달러 투자는 외환시장 부담 경감을 위해 연간 200억달러 한도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른 자금 요청(캐피털콜) 방식으로 지출한다”며 “외환시장 불안 등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나 규모 조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 등으로만 연 200억달러 조달이 가능한지 의문이 많았다. 하지만 이날 나온 팩트시트에는 한미가 약속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외환)시장 불안을 야기할 우려가 있을 경우 연간 조달 금액과 시점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는 문구가 삽입됐다. 미국은 선의를 갖고 이에 대해 검토한다는 수준이긴 하나 외환시장 불안 요인을 부분적으로 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양국은 MOU 이행이 시장 불안을 야기해서는 안된다는 점에 서로 동의했다”며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될 경우 한국이 자금 조달 규모와 납입 시기 조정을 요청하는 ‘안전장치’가 반영됐다”고 했다.


한미 관세·안보 협상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14일 최종 확정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팩트시트 내용이 최종 합의됐다는 사실을 직접 발표했다. 사진은 14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2025.11.14 [사진=연합뉴스]

한미 관세·안보 협상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14일 최종 확정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팩트시트 내용이 최종 합의됐다는 사실을 직접 발표했다. 사진은 14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2025.11.14 [사진=연합뉴스]


2000억달러 투자에 대한 수익 배분은 원리금 상환 전에는 한국과 미국이 5대5로 나눈다. 원리금 상환 후엔 한국 1 대 미국 9로 정해졌다. 20년 안에 원리금 상환이 불투명한 경우 수익 배분 비율을 조정한다는 내용도 MOU 17항에 담겼다. 또 상환 이자율은 기준금리를 미국 국채 20년물 고정금리로 하고, 가산금리 상한은 미국과 일본이 합의한 가산금리보다 0.3%포인트 더한 값을 적용하기로 했다.

2000억달러 전략 투자와는 달리 마스가 펀드는 조선 분야에서 민간 투자, 보증, 선박금융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특히 이때 발생하는 모든 수익은 미국과 나누지 않고 100% 한국 기업에 귀속된다. 물론 미국은 자국 조선업 부활과 함께 군사용 선박의 조기 전력 증강이라는 이득을 얻게 된다.

MOU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관세를 인상할 수 있다는 조항도 들어갔다. MOU 9항에 따르면 한국이 투자에 대한 자금 조달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경우 미국은 미국 대통령이 정한 요율로 한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장상식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오늘 나온 팩트시트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이 외환시장 안전장치”라며 “외환시장에서 직접 달러를 사지 않는다는 원칙이 명시돼 채권 발행 등 다양한 방식으로 달러 조달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조진웅 은퇴 선언
    조진웅 은퇴 선언
  2. 2민경훈 축의금 루머
    민경훈 축의금 루머
  3. 3홍명보 멕시코 월드컵
    홍명보 멕시코 월드컵
  4. 4박나래 공갈 혐의 맞고소
    박나래 공갈 혐의 맞고소
  5. 5손흥민 LAFC
    손흥민 LAFC

매일경제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