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커머스 매출 36% 급증
컬리와 제휴로 물류 투자 절감
거래금액에서 쿠팡에 근접해
정부, 유통 통계에 포함 검토
컬리와 제휴로 물류 투자 절감
거래금액에서 쿠팡에 근접해
정부, 유통 통계에 포함 검토
[네이버] |
검색으로 출발한 네이버가 인공지능(AI)과 커머스(쇼핑)를 결합해 쇼핑 경험을 고도화하면서 커머스 부문을 급성장시키고 있다. 지난 3월 쇼핑 앱을 출시하고 AI 기반 추천·검색 기능을 강화하면서 지난 3분기 커머스 매출이 35.9% 늘어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 중 검색 플랫폼과 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33.8%, 31.4%인데 현재의 커머스 성장세라면 내년에는 역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컬리 등과 협력하는 ‘무(無)물류 유통 모델’로 수익 구조까지 강화하면서, 쿠팡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게 업계의 평가이다. 특히 AI의 활용이 커머스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방대한 데이터를 가진 네이버가 패권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커머스가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기존 주력 사업이던 검색 부문 매출을 앞지를 기세다.
올해 3분기 네이버 커머스 매출은 9855억원으로, 전통 주력 사업인 검색·광고(서치 플랫폼·1조602억원)에 육박했다. 3년 전인 2022년 3분기만 해도 커머스 매출은 4583억원으로, 검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 3분기 네이버는 매출 3조1381억원, 영업이익 5706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냈는데, 커머스가 전년 동기 대비 35%나 증가하며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매출에서 검색과 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3분기 각각 36.7%, 26,7%로 10%포인트 차이가 났지만 올해 3분기에는 그 격차가 2.4%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네이버 커머스가 급성장하자 정부는 매월 발표하는 ‘유통업체 매출 동향’ 조사에 이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산업통상부는 온·오프라인 시장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오프라인 13개사, 온라인 유통업체 10개사의 월간 거래액을 분석해 집계하는데, 이 조사에 네이버를 포함시키겠다는 취지다.
네이버를 유통 통계에 포함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는 네이버의 사업 구조가 더 이상 ‘포털 기업’에 머물지 않고 사실상 ‘대형 커머스 기업’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검색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네이버는 최근 몇 년간 쇼핑·결제·리뷰·AI 추천 기능 등을 고도화하며 온라인 거래액을 키웠다. PC나 모바일 네이버 앱을 중심으로 여러 물건을 판매하고 중개 수수료를 얻는 ‘오픈마켓’ 사업을 영위하다 올해 3월에는 쇼핑 전용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출시했고, 출시 8개월 만에 월간활성이용자수(MAU) 525만명에 도달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네이버 커머스의 성장에 이커머스 1위 업체 쿠팡도 긴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쿠팡의 거래액은 약 55조원, 네이버는 약 50조원으로 불과 5조원 차이다. 하지만 네이버 커머스가 두 자릿수 성장하면서 내년에는 거래액을 기준으로 네이버가 쿠팡을 추월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유통업체들이 물류 투자와 오프라인 점포 확장에 투자를 쏟아붓는 사이 네이버는 정보기술(IT) 기반 플랫폼 중개 수수료 매출만으로 커머스 성장을 이어 가고 있다는 것도 차별화된 점이다.
이마트·롯데 등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은 점포 확장·운영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낮아진 상황이며, 온라인 1위 업체 쿠팡 역시 대규모 물류 투자에 따른 고정비 부담으로 1%대 영업이익률을 올리며 고전 중이다.
물류센터가 없는 네이버는 CJ대한통운·마켓컬리 등 외부 파트너사들과 손잡고 물류센터와 배송 인력을 보유하지 않는 ‘비(非)직매입 구조’다. 쿠팡처럼 대규모 물류망을 운영하지 않고, 외부 파트너와 협력해 물류를 아웃소싱하는 방식이다.
유통시장이 AI 도입을 기점으로 또 한 번 큰 변화를 앞둔 가운데 방대한 데이터와 AI 기술력을 보유한 네이버가 AI 커머스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는 AI를 기반으로 한 개인화, 데이터 정교화를 통해 커머스 경험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AI 커머스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을 본격화했다.
네이버는 내년 1분기 사용자의 의도와 맥락을 이해해 쇼핑을 대신 수행하는 AI 쇼핑 에이전트 ‘Agent N’을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는 플러스스토어 홈 화면의 AI 개인화 적용 비중도 기존 31%에서 80%로 대폭 확대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물류망은 없지만 데이터·AI·결제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추고 있다”며 “네이버는 유통의 본질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고 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