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내란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메모) 초고를 보면 글씨가 지렁이처럼 돼 있다”며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홍장원 메모’는 여러 차례에 걸쳐 작성됐다. 처음엔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계엄 당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통화하면서 직접 작성했고, 이를 홍 전 차장 보좌관이 옮겨 적었는데 지금은 폐기됐다. 다음 날 홍 전 차장은 보좌관에게 기억을 떠올려 다시 적으라고 지시했고, 여기에 자신이 가필(加筆)을 한 것이 이날 재판에 등장한 ‘홍장원 메모’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은 “메모 중에 증인(홍 전 차장)이 작성한 부분이 별로 없고, 나머지는 보좌관이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진정 성립(작성자에게 문서 내용이 문제 없는지 확인하는 것) 여부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문서를 작성할 때 초안을 지시하고 확인한 뒤에 빠진 게 있으면 가필했다는 것 같은데 그러면 본인 작성으로 봐야 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초고는 글씨가 지렁이처럼 돼 있어 제출된 메모와는 비슷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에 홍 전 차장은 “이 메모는 보고서도 아니고 공문서도 아니다. 그냥 제가 참고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했다. 왜 논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면서 홍 전 차장은 메모 작성 경위를 다시 증언했다. 그는 “계엄 직후 대통령이 전화 와서 ‘비상계엄 방송을 봤냐’고 하시기에 봤다고 하니 ‘싹 다 잡아들여서 이번에 싹 다 정리해라’ ‘대공 수사권을 지원해주겠다’고 말씀하셨다”며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하셨는데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인원이나 예산을 무조건 지원하라고 강하게 말씀하셨다”고 했다.
홍 전 차장은 이날 재판에서 자신의 행적이 담긴 국정원 CCTV 영상이 외부에 공개된 것도 문제 삼았다. 홍 전 차장은 당시 메모를 작성한 시점과 장소를 “작년 12월 3일 밤 11시 6분 국정원장 공관 입구 공터”라고 했는데, 국민의힘은 지난 2월 국정원을 통해 그즈음 홍 전 차장이 국정원 본청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찍힌 CCTV를 입수해 공개했다. 이에 대해 홍 전 차장은 “CCTV가 상당히 편집된 상태에서 편파적으로 공개됐다”고 했다.
[오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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