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시행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수험생 필적 확인 문구는 ‘초록 물결이 톡톡 튀는 젊음처럼’이었다. 안규례 시인의 시 ‘아침 산책’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필적 확인 문구는 수험생들이 답안지 필적 확인란에 정자로 적도록 해 대리 응시 등 부정행위를 막기 위한 제도다. 2004학년도 수능에서 대리시험 등 대규모 부정행위가 발생하면서 이를 막기 위해 2005학년도부터 도입됐다. 2006학년도 6월 모의평가에 첫 필적 확인란이 생겼는데 당시 문구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의 한 대목인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이었다.
필적 확인 문구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리면서 수험생들에게 감동과 격려, 위로를 전하는 표현들로 주로 구성된다.
최근 수능에 나온 문구를 보면 지난해 치러진 2025학년도 수능에서는 곽의영 시인의 ‘하나뿐인 예쁜 딸아’에서 인용한 ‘저 넓은 세상에서 큰 꿈을 펼쳐라’가 제시됐다.
2024학년도엔 양광모 시인의 ‘가장 넓은 길’에서 인용한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였다. 2023학년도에는 한용운 시인의 ‘나의 꿈’ 중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였으며, 2022학년도에는 이해인 시인의 ‘작은 노래’ 중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 였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인용된 시는 정지용 시인의 ‘향수’로 총 3차례 나왔다.
2006학년도와 2017학년도 수능에서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 구절이 각각 사용됐고 ‘넓은 벌 동쪽 끝으로’라는 구절은 2007학년도에 제시됐다.
올해 수능은 전국 85개 시험지구 1310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올해 수능은 1교시 국어영역, 2교시 수학영역, 3교시 영어영역, 4교시 한국사 및 탐구(사회·과학·직업)영역, 5교시 제2외국어/한문영역 순으로 진행된다. 일반 수험생 기준으로 오전 8시40분에 시작해 오후 5시45분에 끝난다.
이번 수능엔 전년 3만1504명보다 6% 증가한 총 55만4174명이 지원했다. 총응시자 수로는 2019학년도(59만4924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다. 재학생이 전년보다 3만1120명 증가한 37만1897명(67.1%), 검정고시 등 기타 지원자는 2246명 늘어난 2만2355명(4.0%)으로 집계됐다.
재학생 응시자는 출산율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황금돼지띠’인 2007년생이 올해 고3으로 수능을 보면서 지난해보다 9.1%(3만1120명)나 급증했다.
■ 다음은 역대 수능 필적 확인 문구.
▶2006학년도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정지용의 '향수')
▶2007학년도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정지용의 '향수')
▶2008학년도 손금에 맑은 강물이 흐르고(윤동주의 '소년')
▶2009학년도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윤동주의 '별 헤는 밤')
▶2010학년도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2011학년도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정채봉의 '첫마음')
▶2012학년도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황동규의 '즐거운 편지')
▶2013학년도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으며(정한모의 '가을에')
▶2014학년도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박정만의 '작은연가')
▶2015학년도 햇살도 둥글둥글하게 뭉치는 맑은 날(문태준의 '돌의 배')
▶2016학년도 넓음과 깊음을 가슴에 채우며(주요한의 '청년이여 노래하라')
▶2017학년도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정지용의 '향수')
▶2018학년도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김영랑의 '바다로 가자')
▶2019학년도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김남조의 '편지')
▶2020학년도 너무 맑고 초롱한 그 중 하나 별이여(박두진의 '별밭에 누워')
▶2021학년도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나태주의 '들길을 걸으며')
▶2022학년도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이해인의 '작은 노래2')
▶2023학년도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한용운의 '나의 꿈')
▶2024학년도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양광모의 '가장 넓은 길')
▶2025학년도 저 넓은 세상에서 큰 꿈을 펼쳐라(곽의영의 '하나뿐인 예쁜 딸아')
▶2026학년도 초록 물결이 톡톡 튀는 젊음처럼(안규례의 '아침산책')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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