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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바람’ 삼성서 50대 부회장 나올까… ‘최연소 대명사’ 노태문에 이목 집중

조선비즈 안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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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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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7일 발표된 삼성전자 인사의 키워드는 그룹 2인자로 불렸던 정현호(65) 부회장의 용퇴를 통한 ‘세대교체’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서면서 후속 인사에서도 ‘젊은 삼성’이라는 원칙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관심은 삼성전자 내에서 최연소 승진 타이틀을 독식해 온 노태문(57)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의 승진 여부다. 품질혁신위원장까지 겸임해 온 노 사장은 올해 4월부터는 디바이스경험(DX·완제품) 부문장도 대행하고 있다. 그가 올 연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과 ‘투톱 부회장 체제’를 구축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30대 상무·40대 부사장·50대 사업부장 ‘최연소 역사’

1968년생인 노 사장은 연세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포스텍에서 전자전기공학 석·박사를 마친 정통 엔지니어 출신이다. 노 사장은 1997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무선사업부에서 근무하며 최연소 승진의 대명사로 불렸다. 그는 입사 10년 만인 2007년 최연소 상무(만 39세)에 오르며 별을 달았다. 이후 3년 만인 2010년에는 만 42세에 전무로 승진했다. 갤럭시S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받았는데, 이 상을 받으면 1직급 특별 승격이 이뤄진다. 이후 2012년에는 최연소 부사장(만 44세)에 오른 데 이어 2018년 말에는 입사 21년 만에 최연소 사장(만 50세)으로 승진했다. 2020년에는 만 52세 나이로 무선사업부장(현 MX사업부장)에 임명됐다.

김준익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태문 사장은 삼성 내 초고속 승진 역사를 쓴 인물인데,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성과주의와 과감한 혁신의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가 부회장을 맡는 것 또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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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재감 커진 모바일경험(MX)사업부

지금까지 현직 MX사업부장이 부회장 승진에 성공한 사례는 없다. 신종균 전 부회장의 경우 MX사업부의 전신인 IM(IT·모바일)부문장을 맡다 승진했지만, 당시 인사는 인재개발담당 부회장으로 났다. 최근 MX사업부가 실적 호조를 이어가며 사내 존재감이 터지자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MX사업부를 부회장이 이끌 때가 됐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한다.

노 사장이 사장으로서 같은 직급의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 겸 글로벌운영팀장(사장),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 등을 이끌기보다 부회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노 사장이 MX사업부장으로 임명된 2020년 MX사업부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MX사업부의 전신인 IM부문 매출이 100조원을 밑돌았다. 하지만 노 사장이 사업부장으로 취임한 뒤 MX사업부 매출은 2021년 109조3000억원에 이어 2022년 코로나로 눌렸던 수요가 급증하며 120조8000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으로 100조3000억원의 매출을 벌어들였다. 지난 7월 출시한 ‘갤럭시Z폴드7·플립7’이 흥행하며 플래그십 제품 매출 비율이 커졌다. 올해 2월 출시한 갤럭시S25 시리즈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카메라와 인공지능(AI) 성능 강화가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MX사업부가 120조대 후반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 실적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DS(반도체)부문은 IT 업황에 따라 등락이 있는 편이다. DS부문 매출은 2022년 98조5000억원을 기록한 후 2023년에는 66조6000억원으로 급감했다. 그러다 지난해 다시 111조1000억원으로 회복됐다. 2023년에는 14억9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MX사업부 역시 애플과 중국 저가 브랜드 공세로 상황이 녹록치 않지만, 오늘의 MX사업부가 있기까지 노 사장의 기여도가 크다는 게 중론이다. 그는 갤럭시 시리즈 개발을 주도하며 갤럭시 신화를 일군 스마트폰 개발 전문가다. 무선사업부에서 갤럭시S 시리즈, 노트 시리즈 등 주요 스마트폰 개발을 주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노 사장이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모바일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주역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 생성형 AI 스마트폰 시대 연 주역

다만 노 사장이 올해 4월부터 DX부문장을 대행하면서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가 없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AI 생태계를 선도적으로 구축한 주역 역시 노 사장인 것은 사실이다. 그는 작년 갤럭시S24를 통해 생성형 AI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고, 앱과 터치 중심의 스마트폰 패러다임을 AI 에이전트로 전환하는 데 기여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엄청난 변화의 폭풍 속에서 파도를 넘을 수 있는 것은 결국 젊은 패기”라며 “모바일에서 보인 AI 전환을 삼성의 다양한 제품군에 확대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룹의 전략을 총괄하는 사업지원실장에 재무통 출신의 박학규 사장이 임명됐는데, 재무통과 정통 엔지니어의 조화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상희 기자(hu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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