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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마저… 청년 일자리, 제조·음식업서 12만명 줄었다

조선일보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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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업종서 얼마나 감소했나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취업자 수가 역대 최저를 기록할 정도로 청년 취업난이 악화된 것은 제조업·건설업 중심의 경기 부진에 더해 자동화 확산, 내수 부진,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현상 등의 구조적인 요인이 맞물린 결과다. 미국발 관세 전쟁에도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수출이 늘고 있지만, 청년층 고용 시장까지는 훈풍이 불지 않고 오히려 찬바람이 불고 있다. 공미숙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경력직 위주 채용과 수시 채용이 청년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겹악재가 쌓이면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은 취업 박람회나 채용 사이트를 찾는 대신 집에서 그냥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있다.

어디라도 가고 싶지만… - 부산 연제구 부산광역시청에서 지난 10일 열린 ‘2025 부산 청년 글로벌 취업 박람회’에 참가한 취업 준비생들이 취업 관련 설문조사를 작성하고 있다. 지난 1~10월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평균 45.1%로 60세 이상 고용률 46.9%보다 낮았다. 이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코로나 팬데믹 때인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청년층 고용률이 고령층을 밑돌게 된다. /김동환 기자

어디라도 가고 싶지만… - 부산 연제구 부산광역시청에서 지난 10일 열린 ‘2025 부산 청년 글로벌 취업 박람회’에 참가한 취업 준비생들이 취업 관련 설문조사를 작성하고 있다. 지난 1~10월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평균 45.1%로 60세 이상 고용률 46.9%보다 낮았다. 이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코로나 팬데믹 때인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청년층 고용률이 고령층을 밑돌게 된다. /김동환 기자


◇청년 취업 감소 폭 제조>숙박·음식>건설

12일 본지는 청년층 취업난의 요인을 살펴보고자 업종별 취업자 증감 폭을 분석했다. 국가데이터처가 연령별·업종별 취업자 추이를 제공하는 올해 1~9월 기준 월평균 청년층 취업자는 360만명으로 전년 동기(379만명) 대비 19만명 줄었다. 그런데 제조업과 건설업 등 최근 부진 업종에서만 10만명 이상이 줄었다. 청년층 취업자가 1년 새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업종은 제조업으로, 감소 폭이 6만539명에 달했다. 경기 부진과 자동화 등 여파로 주력 산업인 제조업 분야 청년층 채용이 급감한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자동화로 펄프와 종이 등 제지 분야와 자동차, 가방·신발 제조 분야 등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성기태 한국제지연합회 상무는 “생산 공정 자동화로 인쇄용지, 산업용 골판지, 포장용지 등을 생산하는 제지 업체들의 자동화와 함께 디지털화에 따른 이 분야 수요 감소,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과서·참고서 판매 저조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올여름까지 이어진 내수 부진 여파로 대표적인 내수 업종인 숙박·음식업 분야 취업자도 5만4000명 가까이 줄었다. 이 분야 일자리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등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이 생계비를 벌기 위한 징검다리 직장으로 삼기 위해 찾는 경우가 많다.

이 밖에 역대 최악 수준의 부진세를 겪고 있는 건설업 분야 취업자도 3만5000명 넘게 감소했다. 인공지능(AI) 대체 효과가 큰 정보통신업 분야도 1년 새 취업자 수가 9000명 넘게 줄었다.


◇”AI 등 청년 선호 일자리 더 많아져야”

반면 고령화에 따른 노인 돌봄 수요 증가로 보건·사회복지 분야 청년 취업자는 2만2500명 가까이 증가했다. 양질의 제조업 분야 일자리 기회가 줄어든 가운데 시간제 자리가 많은 이 분야 취업자가 늘어난 것이다.

작년 1~9월 월평균 2만9146명이었던 농림어업 청년 취업자는 올해 1~9월 3만5593명으로 6500명 가까이 늘었다. 증가율은 22.1%로 국가데이터처가 분류한 11개 업종 가운데 가장 높았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주가 30대 이하인 귀농 가구는 1076가구로 전체 귀농 가구의 13.1%였다. 이 비율은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다.


그러나 단기 일자리가 많은 보건·사회복지 분야나 도심과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농림어업 등이 청년의 선호 일자리가 되기에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20~34세 남녀 구직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도 미취업 청년들은 회사 선택의 주된 기준으로 임금 수준(51.5%), 워라밸(일과 삶의 조화) 등 근무 환경(47.4%)이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향후 우리 경제를 지탱할 청년층의 취업난을 해소하는 데 있어 AI(인공지능)나 첨단 기술 분야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정부가 AI 대전환으로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는데, 이 투자가 청년 고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까지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해 청년들이 구직 의욕을 꺾이지 않고 노동시장에 계속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내수 진작을 통해 국내 신규 일자리를 활성화하면서도 고임금 정규직과 저임금 비정규직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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