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1.1 °
중앙일보 언론사 이미지

[비즈 칼럼] 복합리조트 경쟁, 한국만 제자리걸음

중앙일보 n/a
원문보기
댓글 이동 버튼0
서원석 한국관광학회 회장

서원석 한국관광학회 회장

복합리조트는 단순히 카지노가 아니라 국가 관광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적 인프라다. 숙박·쇼핑을 넘어 MICE(기업회의·인센티브관광·국제회의·전시), 공연, 문화·웰니스,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결합한 체류형 관광 허브다. 특히 비(非)게이밍 시설은 지역관광을 확장하고, 체류형 소비를 유도하는 핵심 축이다.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 리조트월드 센토사는 세계적 MICE 허브로 발전했다. 일본 오사카복합리조트(IR) 역시 대형 MICE 및 공연·문화시설을 포함한 복합 매력물로 개발되고 있다.

투자 규모도 천문학적이다. 마리나베이샌즈는 약 55억 달러, 센토사는 52억5000만 달러를 투입했다. 오사카IR는 1조2700억 엔(약 9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추진 중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복합리조트의 평균 투자 규모는 1조원(약 8억 달러) 수준에 그친다.

싱가포르는 복합리조트를 관광 거점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비게이밍 시설 투자를 핵심 요건으로 삼고, 일정 수준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면 세제 혜택과 관광 인프라 지원을 병행 중이다. 마카오 역시 신규 사업 허가 갱신 시 비게이밍 투자 비율을 의무화해 관광 콘텐트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복합리조트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라는 제한적 구조로 인해 투자와 시장 확장성이 떨어져 복합관광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한계는 원정 도박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조사(2017년)에 따르면 한국인의 원정 도박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약 4조9000억원, 그중 마카오·필리핀 지역만 3조9242억원에 달한다. 그에 더해 일본·대만·베트남 등 아시아 전역에서 복합리조트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아시아 지역으로의 원정 도박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다.

우리나라도 경쟁력 있는 복합리조트 개발이 절실하다. 물론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 싱가포르는 높은 입장세를 부과하는 것은 물론, 복합리조트에서 나온 세수와 기금을 도박중독 예방 프로그램, 사회복지 및 지역 인프라 확충에 활용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 카지노들은 매년 막대한 관광진흥기금을 납부하고 있지만, 그 활용 범위가 제한돼 지역사회로의 환류가 충분치 않다.

향후 카지노산업 관련 제도 개선은 규제 개선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복합리조트의 수익이 지역 일자리, 문화, 복지로 연결될 때 사회적 수용성 역시 높아질 것이다. 균형 잡힌 제도 설계와 실질적 투자 유인을 통한 구조 전환, 이를 뒷받침할 IR특별법 제정 등 법·제도상의 가시적 조치가 시급하다.

서원석 한국관광학회 회장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김민종 미우새 논란
    김민종 미우새 논란
  2. 2이이경 유재석 패싱 논란
    이이경 유재석 패싱 논란
  3. 3차태현 성격 논란
    차태현 성격 논란
  4. 4박나래 주사이모 논란
    박나래 주사이모 논란
  5. 5윤태영 웰터급 챔피언
    윤태영 웰터급 챔피언

중앙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