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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스무디만 먹은 잡스 의사 “암세포에 밥 준 격”

조선일보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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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스티브 잡스 미국 애플사(社) CEO가 아이폰4 출시 설명회에서 아이폰을 들고 웃고 있다./AP 연합뉴스

2010년 6월 스티브 잡스 미국 애플사(社) CEO가 아이폰4 출시 설명회에서 아이폰을 들고 웃고 있다./AP 연합뉴스


췌장암으로 사망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투병 중에도 엄격한 채식을 고집한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된 KBS 2TV ‘셀럽병사의 비밀’에선 잡스의 투병기가 다뤄졌다. 스티브 잡스는 2003년 췌장암 진단을 받고 8년간 투병하다 2011년 10월 56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웹소설 작가이자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낙준은 잡스의 진단명에 대해 “정확히 말하면 고형암의 일종인 췌장암이 아니라 유사한 종양인 췌장 신경내분비종양”이라고 했다. 이어 “신경계와 내분비 조직이 서로 엉켜 종양이 생긴다. 췌장이 등 쪽에 있다. 갑자기 등 통증이 생기거나 혈당이 정상이었는데 당뇨가 생기거나 악화하면 검진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췌장암은 치사율이 높은 반면 췌장 신경내분비 종양은 5년 생존율이 96%로 예후가 꽤 좋은 편이다.

잡스는 요로결석 때문에 병원을 자주 찾았고 그 과정에서 췌장 신경내분비 종양을 발견했다.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발견하면 완치 가능했으나 잡스는 자신의 몸이 노출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는 수술을 거부하고 각종 식이요법으로 극복하려 했다.

특히 잡스는 독일 출신의 영양학 전문가 아르놀트 에렛이 쓴 ‘디톡스 식습관의 치유 체계’를 인상 깊게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의 영향으로 그는 모든 병의 원인이 점액이며 육류나 유제품을 먹으면 점액이 쌓이고 채소와 과일을 먹으면 점액을 배출할 수 있다는 내용을 신봉하게 됐다. 또 건강을 위해 단식하고 물로 대장을 씻어내는 장 세척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낙준은 “단식하면 가벼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지방과 근육을 분해해 케톤이 나오면 포도당 같은 역할을 한다. 몸이 가벼워지고 머리가 개운해지는 것 같은데 착각이다. 암 환자는 절대 하면 안 된다”며 “체력이 떨어져 수술도 못하고 항암 치료도 못한다. 장 세척도 하면 장내 미생물 환경이 안 좋아지고 수분과 전해질이 배출된다. 건강한 성인이면 상관없지만 병이 있다. 왜 이런 짓을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 과학의 세례를 받은 사람인데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종양이 커지자 잡스는 진단 9개월 만인 2004년 7월 췌장·십이지장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대수술 뒤에도 그는 과일 스무디만 골라 마셨다. 이낙준은 “건강한 사람도 과일주스만 먹으면 안 좋다. 더 열심히 챙겨 먹어야 한다.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며 “과일에는 당분이 많고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야 하는데 기능이 떨어져 있다. 당을 준다는 건 암세포에 밥을 주는 거다. 수술로 약해진 췌장에 혈당이 올라가고 악순환”이라고 했다.

잡스는 병세가 악화하자 2009년에는 간 이식 수술을 받았다. 잡스는 최고의 의료진을 모아 직접 치료법을 선택했다. 이 자리에 항상 데리고 간 사람이 아들 리드 잡스였다. 아버지의 병을 고치기 위해 의사가 되길 꿈꿨던 리드는 2023년 31세의 나이에 벤처캐피털(VC)을 설립하고 새로운 암 치료법 투자에 매진하고 있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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