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의 행정이 교육보다 편의를 우선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인터넷으로 세상이 연결된 시대라면, 대학은 그 기술을 활용해 학생의 사고력과 통찰력을 키우는 교육을 해야 한다. 그러나 대학은 그 기술을 활용해 수업을 저비용으로 대량 공급하는 데 전력하고 있는 듯하다. 그 증거가 고려대와 연세대에서 드러난 대규모 부정행위 사태다.
물론 부정행위를 저지른 학생들의 책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해당 수업의 규모가 비정상이라는 사실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고려대는 1434명, 연세대는 600명이다. 이러고서야 학생 개개인의 사고를 자극하는 토론식 수업이 가능하겠는가. 특히 연세대 수업은 3학점 전공선택 과목이다. 국내 최고 수준의 전공 수업을 600명 규모로 운영한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명문대'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명문대'라는 명성은 입시 성적이 높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과 진리를 탐구하는 지성의 태도가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AI가 박사급 수준의 지식을 즉시 제공하는 시대에는, 대학이야말로 AI가 내놓는 답을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그 이면의 의미를 묻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런데 수백 명을 한 화면에 몰아넣는 비대면 강의에서 그런 교육이 가능하겠는가.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연세대는 201명 이상 대형 강의가 2020년 75개에서 지난해 104개로 증가했다. 고려대 역시 2023년 32개에서 2024년 79개로 급증했다. 연세대는 비대면 수업이 포함된 강좌도 2년 새 34개에서 321개로 크게 늘었다. AI와 온라인 기술을 활용해 교육의 품질을 높이기보다는 '비용 절감의 기회'로 삼은 것인가.
이렇게 된 데에는 정부 책임도 크다. 17년째 이어지는 등록금 동결이 대학 재정을 벼랑 끝으로 몰았다. 고비용의 토론식 수업을 줄이고, 수백 명을 상대하는 대형 강좌로 버티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그러나 재정난이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입시지옥을 뚫고도, 대학에선 낮은 교육의 질에 고통받는 게 지금 한국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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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부정행위를 저지른 학생들의 책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해당 수업의 규모가 비정상이라는 사실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고려대는 1434명, 연세대는 600명이다. 이러고서야 학생 개개인의 사고를 자극하는 토론식 수업이 가능하겠는가. 특히 연세대 수업은 3학점 전공선택 과목이다. 국내 최고 수준의 전공 수업을 600명 규모로 운영한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명문대'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명문대'라는 명성은 입시 성적이 높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과 진리를 탐구하는 지성의 태도가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AI가 박사급 수준의 지식을 즉시 제공하는 시대에는, 대학이야말로 AI가 내놓는 답을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그 이면의 의미를 묻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런데 수백 명을 한 화면에 몰아넣는 비대면 강의에서 그런 교육이 가능하겠는가.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연세대는 201명 이상 대형 강의가 2020년 75개에서 지난해 104개로 증가했다. 고려대 역시 2023년 32개에서 2024년 79개로 급증했다. 연세대는 비대면 수업이 포함된 강좌도 2년 새 34개에서 321개로 크게 늘었다. AI와 온라인 기술을 활용해 교육의 품질을 높이기보다는 '비용 절감의 기회'로 삼은 것인가.
이렇게 된 데에는 정부 책임도 크다. 17년째 이어지는 등록금 동결이 대학 재정을 벼랑 끝으로 몰았다. 고비용의 토론식 수업을 줄이고, 수백 명을 상대하는 대형 강좌로 버티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그러나 재정난이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입시지옥을 뚫고도, 대학에선 낮은 교육의 질에 고통받는 게 지금 한국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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