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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스피 불장에 ‘빚투’광풍, 투자 아닌 투기로 흘러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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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 잔액이 1주일 만에 1조2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년 4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이 가운데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1조659억원 증가했는데, 하루 만에 6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날도 있었다. 코스피가 4000선을 넘나들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의 열기가 빚에 크게 기대고 있다는 건 불안하다.

이 중 2030세대의 신용융자금액이 1년 새 170%가까이 폭증한 것은 더 우려스럽다. 한 대형증권사에 따르면, 지난달 2030세대 신용융자금액이 1조3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불과 1년 전의 3배 수준으로, 증권사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빚투’가 청년층을 중심으로 다시 불붙고 있다는 얘기다. 종잣돈이 적은 청년층이 단기간 자산을 불리기 위해 빚에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의 주식 열풍에는 ‘포모(FOMO)’ 심리가 뚜렷하다. 남들 다 버는 것 같으니 나만 뒤처질 수 없다는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 코스피는 올해 들어 71.1% 급등했고, 특히 전기전자 지수는 115.86%나 올랐다. 코스피지수가 7500까지 간다는 장밋빛 전망에, 금융당국 관계자의 “빚투는 레버리지의 일종”이라는 거드는 발언까지 나왔다. 하지만 지금 주식시장을 이끌고 있는 AI(인공지능)주도주에 대한 거품론은 여전하다. 이런 변동성 장세에선 빚투가 더 위험할 수 밖에 없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주식계좌 240만명 가운데, 코스피가 4100선을 돌파한 시점에도 54.6%인 131만명의 투자자가 손실을 보고 있다. 조정국면에 들어가면 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

지금 증시는 건전하다고만 보기 어렵다. ‘머니 무브’ 속에서도 상승세는 일부 업종에 국한돼 있다. 반도체, 조선, 방산, 원전 등에만 투자금이 집중되고 다른 업종과 코스닥 시장은 여전히 차갑다. 이런 상황은 단기 수익을 좇는 ‘묻지마 투기’를 더 조장할 수 있다. 한마디로 ‘제로섬 게임’이 되고 생산적 투자와는 거리가 멀어질 수 밖에 없다. 기업의 장기적 성장과 생산적 혁신에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동안 온기 없던 증시에 열풍이 불고 있는 건 반가운 일이다. 이런 흐름을 생산적이고 지속가능하게 하려면 기업 성장 가능성을 믿고 장기 투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게 중요하다. 제도적 장치와 세제 혜택을 통해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11일 국무회의에서 “일반 투자자가 장기 투자할 경우 세제 혜택을 주는 세부 방안을 만들어달라”고 지시했는데, 오래 투자할수록 더 이익이 되도록 설계하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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