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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일반분양 230가구 모집에 총 5만4631명이 신청했다. 전용면적 84㎡B 14가구 모집에 7440명이 몰려 531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고, 84㎡A(6가구)에 2744명이 접수해 45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날 특별공급 276가구 모집에도 2만3861개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반포동 반포3주구를 재건축하는 이 단지는 전용면적 59㎡ 분양가가 18억4900만~21억3100만원, 전용 84㎡가 26억3700만~27억4900만원에 이른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8400만원대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 중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다. 그런데 지난달 10·15 부동산 대책으로 2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2억원으로 제한됐다. 사실상 이 금액을 뺀 나머지를 본인 자금으로 조달해야 한다. 반포동 전용 59㎡ 시세도 현재 25억원을 웃돌아 입주시 잔금 대출 가능액이 2억원 수준이다.
청약을 하려면 전용 59㎡는 최소 17억원, 전용 84㎡는 최소 25억원 이상의 현금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이처럼 높은 경쟁률을 보인 건 인근 아파트가 84㎡ 기준 60억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어 30억원가량의 시세 차익이 기대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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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돼도 현금 없어” 1년 새 44만명 청약통장 해지
결국 이런 ‘로또 청약’은 중산층 실수요자보다 현금 부자나 이런 부모를 둔 금수저에게 돌아갈 여지가 크다. 이를 두고 ‘현금 부자 리그’, ‘금수저 특공’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처럼 청약 진입 문턱이 높아지면서 실수요자는 청약통장을 깨고 있다. 분양가는 천정 없이 오르는데 대출은 줄면서 당첨이 돼도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9월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는 2634만9934명으로 올해 들어 가장 적었다. 가입자는 2022년 6월 2859만9279명에서 올해 2월까지 2년 8개월 연속 줄었고, 3월 잠깐 반등한 뒤 4월부터 다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1년 동안 44만4300여 명이 청약통장을 해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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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
서울 민간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2021년 9월 약 3140만원에서 올해 9월 4055만원으로 4년새 45% 비싸졌다. 전국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도 4년 간 39% 올랐다. 경기 광명시에서 다음 주 분양하는 ‘힐스테이트광명11’ 84㎡ 분양가는 16억4100만원이다. 이 지역 역대 최고가다. 지난달 10·15 대책으로 규제지역 대출 한도는 15억원 이하 주택 6억원, 15억∼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으로 줄었고,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이 금지돼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를 수도 없다. 중산층도 참여했던 청약이 이제는 자산가들의 전유물이 되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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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
자녀를 한 명 둔 30대 회사원은 “수도권 주요 지역 청약도 이제는 시세 수준으로 분양돼 실익이 없고, 분양가 상한제가 있는 강남권은 현금 조달 여력이 안 된다”며 “대출이 강화돼 무주택 실수요자보다 가용 자금이 많은 이들에게 청약 기회가 돌아가는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한편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은 12일 1순위 기타지역, 13일 2순위 해당·기타지역 청약을 진행한다. 당첨자 발표일은 오는 19일, 계약은 다음 달 1∼4일이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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