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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눈]갈등 키우는 '정년연장' 일방통행

이데일리 함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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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중심 정년연장 논의 과속 우려
청년 일자리등 부작용 충분히 살펴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달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년연장특별위원회 제1차 본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달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년연장특별위원회 제1차 본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최근 연금복권 1·2 등에 동시 당첨된 A씨의 후기를 보며 인상 깊었던 것은 누군가 일은 계속할 것이냐 묻는 질문에 ‘직장에 계속 다니겠다’고 답한 점이었다.

문득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행복한 상상에 잠시 빠졌다. 늦잠과 여러 고민으로부터의 해방이 달콤했지만, 나 역시 A씨와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일자리가 꼭 ‘돈’의 문제만은 아닌데다 100세 시대이지 않나. 40대 조기 은퇴를 외치고 직장을 떠났던 이른바 성공한 ‘파이어족’들이 ‘은퇴한다고 끝이 아니더라’라며 일터로 돌아와 일자리와 일의 중요성에 대한 책을 쓰고, 강연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최근 노동계를 중심으로 65세로 법정 정년을 연장하는 법안을 연내 입법하라는 요구가 커지며 정년 연장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년 연장은 우리 사회가 당장 논의해야 할 필수 과제 중 하나다. 직장이 꼭 돈의 문제만은 아니라 해도 우선은 그 돈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의 60세 정년 제도로는 앞으로 65세까지 늦춰질 연금 수급 연령과 괴리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어서다. 60세에 은퇴하고 연금을 받기까지 생기는 공백이 사회 문제로 커질 수 있다.

또 우리나라는 저출산·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바람에 일할 사람이 급격하게 줄고 있다. 2020년 기준 전체의 72% 수준이었던 생산가능인구가 2025년에는 51%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경제는 활력을 잃고 국가 재정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정년을 연장하는 문제만 놓고 보자면 이견을 찾기 어렵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모두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노동계뿐만 아니라 기업들 역시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찬성한다. 언젠가는 은퇴를 맞을 지금의 젊은 세대 역시 정년 연장에 대해 동의한다.


이렇게만 보면 정년을 연장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나 싶다. 하지만 방식과 과정에 합의와 논의가 없는 상황이라는 게 문제다.

노동계는 현재 ‘임금 삭감 없는’ 법정 정년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정규직 근로자라면 물론 법적으로 정년 연장을 보장받는 것이 가장 안전한 길이겠지만, 이 같은 일방통행이 갈등과 오해를 더 키우는 모습이다.

정년을 연장하는 방식은 노동계의 이 같은 주장 외에도 여러 방식이 있다. 일본의 경우 계속 고용을 희망하는 근로자 전원을 기업이 계속 고용하게 의무화하되, 정년을 연장하는 방식과 정년을 폐지하는 방식 등 여러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최근의 정년 연장은 마치 임금 삭감 없는 법정 정년 연장 방식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정년 연장을 두고 부정적인 시각과 갈등만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정년을 1년 늦추면 고령 정규직 5만명의 은퇴가 미뤄진다는 통계에는 자연스럽게 청년 일자리 5만개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따라붙는 식이다.

일자리의 중요성을 고려해볼 때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더라도 갈등과 논란은 따라올 수밖에 없는 수순이다. 노사와 세대 간 충분한 협의와 사회적 공감대가 있어도 쉽지 않은 문제를 법제화부터 할 경우 후폭풍은 누가 감당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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