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백창기 회장은 오늘, 오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한 사람을 만나러 이곳을 찾았습니다.
서로 안부를 묻고 따뜻하게 포옹을 나누는 두 사람.
백창기 회장은 오늘, 오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한 사람을 만나러 이곳을 찾았습니다.
서로 안부를 묻고 따뜻하게 포옹을 나누는 두 사람.
두 사람의 인연은 수십 년의 세월 속에서도 변함없이 이어져 왔습니다.
[백창기 / 중남미한인회총연합회장 : 2015년도 아르헨티나 이민 50주년 기념행사를 할 때 '최종 무대는 우리 한인들이 장식해야 하지 않겠느냐' 해서 섭외를 하다가 우리 양 위원장이 리더로 있는 '또라이' 밴드를 섭외해서….]
10년 전, 50주년 기념식의 말미를 장식한 공연자에서 이제는 60주년 기념위원장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1.5세대 동포 양원준 씨입니다.
아르헨티나 동포 사회에게 2025년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 해입니다.
1960년대 말 농업 이민으로 아르헨티나에 첫발을 내디딘 1세대 한인들.
이들이 다져온 터전 위에서, 한인 사회는 반세기를 넘어 '60주년'이라는 뜻깊은 시점에 서 있습니다.
동포 사회는 지난 시간을 기억하며 한 해 한 해 연대의 순간들을 기념하고 있는데요, 한복의 매무새를 다듬고 원준 씨가 직접 프린팅한 단체복을 맞춰 입어보며 마지막 준비가 한창입니다.
동포 사회가 걸어온 지난 60년을 되새기다 보면, 원준 씨는 수십 년 전, 낯선 땅에 첫발을 내디딘 어린 시절의 자신이 떠오릅니다.
[양원준 / 아르헨티나 이민60주년기념행사위원장 : 아버님이 우리 다른 나라로 가서 새롭게 시작해 보자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실 아르헨티나라는 나라를 그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 잘 몰랐거든요.]
낯선 이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원준 씨는 스스로를 이곳에 맞춰가야 했습니다.
가족 사업의 통역을 맡으며 현지 사회와 조금씩 가까워졌지만, 모국과의 거리는 그만큼 멀어져 갔습니다.
[양원준 / 아르헨티나 이민60주년기념행사위원장 : 모든 통역을 제가 해야 했는데 부모님 같은 경우는 한국 방식으로 모든 일을 진행하시려고 그러시고 현지인들은 그걸 받아들이지 않거든요. 한국하고 너무 180도 다르거든요.]
그렇게 수십 년을 보내고, 원준 씨는 기억이 흐릿해져 가는 나의 나라, 한국 땅을 다시 밟았습니다.
[양원준 / 아르헨티나 이민60주년기념행사위원장 : (한국을 떠난 지) 20년 넘어서 한국에 가서 길거리를 돌아다녀 보고, 지하철을 타 보고, 식당도 가 보고 그렇게 하다 보니까 한국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는 게 너무 편한 거예요. (이곳에선) 항상 '다른 우물에서 온 개구리' 같은 느낌이 조금 들거든요. '아, 역시 나는 한국 사람이라서 한국 분들하고 이렇게 저절로 잘 통하는구나'….]
잊고 지냈던 나의 나라를 다시 마주한 원준 씨는 이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통해 두 나라 사이에 문화의 다리를 놓고 있습니다.
밴드 활동은 어린 시절 품은 음악에 대한 꿈의 연장선이자, 수십 년째 원준 씨와 동포 사회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됐습니다.
[양원준 / 아르헨티나 이민60주년기념행사위원장 : 한인이 이런 음악도 하네? 한인이 록밴드도 하네? 하면서 신기해해요.]
밴드 구성원은 바뀌어도, 무대 위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원준 씨의 모습엔 변함이 없습니다.
원준 씨는 10년 전 무대의 열정을 이어, 올해 역시 기념 공연을 준비 중입니다.
[양원준 / 아르헨티나 이민60주년기념행사위원장 : 한국의 좋은 곡들을 저희가 커버하는 쪽으로 해서 축제에 나가고 있습니다.]
원준 씨는 음악을 통해 느꼈던 연대와 소속감을 동포 사회와 나누는 활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음악으로 모국과의 연결고리를 찾은 것처럼, 동포 청년들도 각자 취미를 찾아 함께 어울리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겁니다.
[양원준 / 아르헨티나 이민60주년기념행사위원장 : '내가 속할 수 있는 데가 있고 나도 할 수 있는 게 있구나' 하면서 바뀌는 모습들을 봤을 때 그게 정말 큰 원동력이 됐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그랬거든요.]
'문화 전도사' 원준 씨의 이야기는 이제 한인 사회를 넘어, 현지와 모국을 잇는 큰 울림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그간의 활동을 인정받아 국무총리상을 받는 쾌거를 이룬 겁니다.
[양원준 / 아르헨티나 이민60주년기념행사위원장 : 한인회 다른 단체 모든 분들이 같이 참 열심히 도와주시고 있고…. 이 상은 정말 그 모든 분들에 의해서 같이 받게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일, 기념식의 가장 빛나는 순간에 무대 위에 오른 원준 씨.
동포들이 걸어온 지난 60년의 역사를 자축하며 신나는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홍유진·백혜빈 / 아르헨티나 동포 : 한국의 문화가 그리고 음식 같은 게 다 알려지는 것 같아서 자랑스럽고 좋습니다.]
[최도선 / 아르헨티나 한인회장 : (90년대까지만 해도)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한국 문화를 이렇게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다는 걸 저희가 상상조차 못 했어요. 문화처럼 이렇게 다른 민족과 민족이 서로 만날 수 있고 저희의 위상을 알리고 또 저희가 아르헨티나 사회에 공헌할 방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흥겨운 연대를 이어가는 원준 씨.
지구 반 바퀴를 돌아 2만 킬로미터의 거리를 잇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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