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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금' 낮추고 '투자' 택했다[K, 할리우드로]

아시아경제 이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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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연동형 지원제도로 전환
협력 구조 만들고 후속 지원 체계 강화
'유녹(U-KNOCK) 2025 in USA' 현장

'유녹(U-KNOCK) 2025 in USA' 현장


'유녹 2025 in USA'는 단순한 해외 홍보 행사가 아니다. 정부가 시장을 직접 설계하고, 기업이 그 위에서 실전 경쟁을 수행하는 '정책형 IR(Investor Relations)' 모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동으로 주관하며 현지 투자사·제작사를 한데 불러 모았다.

성과가 지원을 결정한다

가장 큰 변화는 정부가 더 이상 '지원금'에만 편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제는 기업이 스스로 투자자를 설득해야 한다.

문체부는 최근 투자성과를 정책 평가의 핵심 지표로 삼고, 투자계약·공동제작 등이 발생한 기업에 대해 제작비나 사업화 지원이 연계될 수 있도록 운영 중이다. '선지원·후보고' 중심에서 성과 기반 지원 체계로 전환하는 흐름이다.

올해 콘텐츠 산업 예산은 약 1조3000억원 규모다. 정책금융으로 수출형 기업 지원에 투입되는 규모는 매년 늘고 있다. 문체부는 북미·유럽 중심의 해외 거점을 확대하고, 'K콘텐츠 펀드'를 통해 중소 제작사가 해외 배급·마케팅, 투자 유치에 필요한 비용을 조달하도록 돕고 있다.

'유녹(U-KNOCK) 2025 in USA' 현장

'유녹(U-KNOCK) 2025 in USA' 현장


콘진원은 행사 기간뿐 아니라 이후 투자 협의, 글로벌 파트너 매칭, 지식재산권(IP) 사업화 상담까지 이어지는 후속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우성배 콘텐츠금융지원팀장은 "참가 기업 성과를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우수성과를 낸 기업들에 차년도 사업 참여 시 평가 가점을 주는 방법 등으로 연속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미국에 진출한 기업 열다섯 곳 가운데 두 곳은 일반 공모가 아닌 국내 콘텐츠 투자유치 프로그램인 케이녹(KNOCK) 우수 기업으로 선발됐다.

참가 기업들의 반응

신창환 스튜디오게일 대표는 "현재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은 경쟁력이 크게 약화했다"며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북미 행사는 매우 주효하다"고 말했다. 그는 "연 1회로 그칠 것이 아니라 분기 또는 반기에 최소 한 번 이상씩 개최해 북미 시장 파트너들과 많은 접점 기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박인찬 스튜디오더블유바바 대표는 "유녹은 단순한 네트워킹을 넘어 해외 바이어와의 실제 비즈니스 매칭률을 높이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정부 주도로 신뢰도 높은 기업만 참여하기 때문에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낮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송유상 밀레니얼웍스 대표는 "유녹과 같은 정부 주도 프로그램은 초기 스타트업에 매우 중요한 기회"라며 "북미 주요 투자사, 파트너사와의 직접 접점을 마련해주고, 정부 검증을 통해 브랜드 신뢰도를 향상해준다"고 평가했다.

김동국 하이스트레인저 대표는 "유녹은 단순한 IR이 아니라, 국내 기술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실질적으로 돕는 브릿지 프로그램"이라고 극찬했다. "지난 7월 아마존웹서비스(AWS)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 공모전(GBEC)과 롯데벤처스의 'L-Camp Japan'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에 진출했는데, 3개월 만에 일본 주요 방송국과 오픈이노베이션(OI)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유녹(U-KNOCK) 2025 in USA' 현장

'유녹(U-KNOCK) 2025 in USA' 현장


우 팀장은 유녹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협력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지 투자자, 법률·유통·마케팅 전문가 등과 상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업이 행사 뒤에도 현지에서 안착할 수 있는 후속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책의 진화는 단순한 지원금의 문제가 아니다. '시장 설계의 권한'을 민간에게 얼마나 이양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유녹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첫 장면이다.

로스앤젤레스=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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