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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붕괴 위험에… 맨손으로 땅 파고 철근 자르며 구조

조선일보 울산=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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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자 2명 병원 이송했지만 숨져
잔해 틈새로 내시경 넣어 수색작업
가까스로 잔해 속에서 구조했지만…  7일 오후 울산 남구의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에서 소방대원들이 심정지 상태로 추정되는 붕괴 사고 구조자를 이송하고 있다. 전날 철거 중이던 보일러 타워가 무너지면서 근로자들이 매몰됐다. 소방 당국은 7일 밤까지 수색 및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울산소방본부

가까스로 잔해 속에서 구조했지만… 7일 오후 울산 남구의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에서 소방대원들이 심정지 상태로 추정되는 붕괴 사고 구조자를 이송하고 있다. 전날 철거 중이던 보일러 타워가 무너지면서 근로자들이 매몰됐다. 소방 당국은 7일 밤까지 수색 및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울산소방본부


7일 오전 7시 30분쯤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현장. 전날 철거 중이던 보일러 타워가 붕괴해 매몰된 작업자 9명 중 2명을 구조한 지 17시간이 흘렀지만 추가로 매몰자를 구해 내지 못하고 있었다. “1명 찾았다”는 구조대원 고함에 현장에 있던 소방관·경찰관이 일제히 일어섰다. 이어 8시 54분까지 총 3명이 잔해 속에서 차례로 발견됐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가까스로 꺼낸 2명은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숨졌고, 나머지 1명은 아직 구조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4시 53분쯤에는 전날 매몰 위치를 확인한 김모(44)씨가 구조 도중 숨졌다. 발견 당시 의식이 있어 구조대원들은 13시간 동안 밤샘 작업을 하며 김씨를 덮친 철근을 잘라냈다. 김씨가 포기할까 봐 계속 말을 걸고 물을 먹였다. 진통제도 맞혔다. 새벽엔 담요로 김씨 몸을 감쌌다. 그러나 김씨는 이날 새벽 결국 의식을 잃었다. 마지막으로 한쪽 팔을 뭉개고 있는 철근만 제거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심폐 소생술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무너진 구조물 아래 좁은 틈을 기어가며 매몰자를 찾고 있다”고 했다. 철골 구조물뿐 아니라 날카로운 유리섬유, 석면 등도 위험하다고 한다. 김정식 울산 남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은 “김씨를 구조하려고 들어갔던 대원들의 얼굴과 옷에 유리섬유와 석면 가루가 너무 많이 묻어 분사기를 사용해 겨우 제거했다”고 했다. 사고 현장이 바닷가라 새벽에는 기온이 10도 안팎까지 떨어졌다.

이날 구조대는 수색 작업을 하러 잔해 속에 들어갔다 나올 때마다 ‘관등성명’을 복창했다. 소방 관계자는 “대원들도 언제든 잔해 안에 갇힐 수 있어 드나들 때마다 생사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구조대는 전날부터 무너진 타워 아래에 굴을 파고 있다. 철근 등 구조물 때문에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라 지하로 매몰자를 구하려는 것이다. 소방 당국은 수색견과 드론은 물론 음향 탐지기, 열화상 카메라와 내시경 카메라를 동원했다. 이날 오후 11시 현재 매몰된 9명 중 2명이 구조되고 3명이 숨졌다. 2명은 위치를 파악해 구조 중이다. 나머지 2명은 실종 상태다.

[울산=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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