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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통령 손 꼭 잡은 펠로시… 美 정치가 품격 있던 그때 그 순간

조선일보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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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정계 은퇴… 美언론이 선정한 최고 명장면
2007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오른쪽)의 의회 국정연설 당시 부시와 낸시 펠로시 연방 하원의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2007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오른쪽)의 의회 국정연설 당시 부시와 낸시 펠로시 연방 하원의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오늘 밤 저는 역대 미 대통령 중 처음으로 이렇게 말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마담 스피커(Madam Speaker·하원의장)!”

여성으로는 처음 두 차례 연방 의전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을 지내며 민주당의 막후 실력자로 한 시대를 풍미한 낸시 펠로시가 6일 정계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비영리 공공방송인 씨스팬(C-SPAN)은 이날 자사 소셜미디어 계정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2007년 의회 국정연설(SOTU) 모습이 담긴 영상을 하나 올렸다. 국정연설은 매년 초 대통령이 자신의 한 해 계획, 국정 방향 등에 대해 말하는 주요 정치 이벤트다. 1987년 하원에 입성해 2007년 여성으로는 처음 하원의장이 된 펠로시가 처음 맞는 국정연설이기도 했다.

보통 대통령이 주요 참석자와 함께 상원 의장을 겸하는 부통령, 의회의 실질적 리더인 하원 의장에게 인사하는데 이날 부시가 “마담 스피커라 말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입을 떼자 의회 내 앉아 있던 공화·민주당 의원들이 기립 박수를 쳤다. 최근 작고한 딕 체니 부통령이 펠로시의 왼쪽에 앉아 있었는데, 계속 박수를 치자 펠로시는 수줍은 표정을 짓더니 두 손을 모은 채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앉았다. 부시의 덕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는데 펠로시 부친이자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 시장, 연방 하원 의원을 지낸 고(故) 토머스 달레산드로 주니어를 호명하며 “생전에 이 연단에 있는 루스벨트·트루먼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봤지만, 오늘 밤 그의 외동딸인 낸시가 의장으로 있는 것을 보는 것만큼 감동적인 일은 없었다”고 했다. 다시 한번 기립 박수가 쏟아졌고, 부시는 뒤로 돌아 펠로시와 악수했다.

2007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의회 국정 연설을 하고 있다. 뒤쪽은 딕 체니 부통령(왼쪽), 낸시 펠로시 연방 하원의장. /X(옛 트위터)

2007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의회 국정 연설을 하고 있다. 뒤쪽은 딕 체니 부통령(왼쪽), 낸시 펠로시 연방 하원의장. /X(옛 트위터)


의회 전문 매체인 더힐은 이날 이 장면을 1991년 베이징 천안문 방문,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당시 연설문을 찢어버린 것 등과 함께 ‘펠로시 정치 커리어 5대 장면’ 중 하나로 선정했다. C-SPAN이 올린 영상에는 “예의가 얼마나 사라졌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양당 간에 상호 존중이 있던 시절”이라며 씁쓸해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실제로 트럼프는 이날 펠로시의 정계 은퇴 소식에 “은퇴한다는 소식을 들어 기쁘다”며 “그녀는 악마 같은 여성이었고, 나라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했다. 트럼프와 펠로시 간 악연은 미 정치권에서 유명하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역시 “그녀의 공헌에 경의를 표한다”면서도 “(펠로시 같은) 구세대는 배척당했고, 급진주의자들이 민주당을 장악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유명한 진보주의자조차 신(新)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는 충분히 좌파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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