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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불과 36년 전, 미국 최초 흑인 주지사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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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더글러스 와일더

1989년 미국 최초 아프리카계 주지사로 당선된 L. 더글러스 와일더. wilder.vcu.edu/

1989년 미국 최초 아프리카계 주지사로 당선된 L. 더글러스 와일더. wilder.vcu.edu/


미국 주지사 직선 전통은 17세기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베이 등 이른바 '기업형 식민지(corporate colonies)'에서 시작됐다. 기업형 식민지란 총독 직할의 '왕실 식민지(royal colonies)'와 달리 왕실 특허장을 받은 주식회사나 종교단체 등이 자체 규칙이나 법률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된 자치단체로, 왕에게서 광활한 토지를 하사받은 개인이 봉건 영주처럼 통치한 메릴랜드나 델라웨어 등 '자치 식민지(proprietary colonies)'와도 달랐다. 자치식민지의 행정책임자(주지사)는 땅 소유주가 임명하거나 직접 통치했다. 미국은 독립 직후인 1780년대부터 주별로 점진적으로 주지사 선거제를 도입, 20세기 초 완전 직선제가 정착됐다.

1989년 11월 7일, 미국 최초 아프리카계 미국인 주지사가 탄생했다. 버지니아주 제66대 주지사 L. 더글러스 와일더(L. Douglas Wilder, 1931~)다. 노예 후손인 그는 유니언대를 졸업하고 한국전쟁에 참전해 동성훈장을 탔다. 전역 후 하워드대 로스쿨을 졸업해 변호사가 됐고 69년 주 상원의원과 85년 부주지사를 거쳐 89년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했다. 버지니아주는 부주지사도 별도 선거로 선출하는 곳. 그는 85년 부주지사 당선으로 주 역사상 최초 선출직 흑인이기도 했다. 현재 만 95세의 와일더는 버지니아 커먼웰스대 ‘더글러스 와일더 공공정책대학원’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앞서, 남북전쟁 직후 재건시대인 1872년 루이지애나주의 흑인 부주지사 P.B.S 핀치백(Pinchback)이 주지사 탄핵-직무정지로 35일간 직무 대행을 한 예가 있고, 1874년 미시시피주의 흑인 부주지사 A.K 데이비스(A.K.Davis)가 주지사 부재 시 잠깐씩 대행 역할을 한 예가 있었다.
1865년 남북전쟁 이후 약 10년의 재건시대 동안 활기를 띠었던 흑인의 정계 진출은 1877년 재건시대와 함께 막을 내렸다. 이후 약 100년의 ‘짐 크로법’의 시대가 이어졌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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