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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與·노동계 “정년 65세 연장 연내 입법”, 서둘러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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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어제 민주노총을 찾아 “법정 정년을 65세로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이 정부의 국정 과제에 상당히 반영돼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연금 수급 시점에 맞춰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65세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법안을 연내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올해 안에 65세 정년 연장을 입법하라고 정부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양대 노총은 ‘임금 삭감 없는 정년 연장’까지 요구하지만, 경제계는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세대 간 일자리 갈등을 초래하는 등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포퓰리즘 입법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와 은퇴 후 4∼5년간의 연금 공백 문제를 해소하려면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률적인 정년 연장은 생산성 저하는 물론 가뜩이나 부족한 청년 일자리를 잠식할 것이 뻔하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 노동자 1명이 늘어날 때 청년 노동자는 0.4∼1.5명이 감소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2022년 11월 이후 지난달까지 3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8월 구직 활동조차 하지 않아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청년이 44만7000명에 달한다. 고령층 일자리 보호에 밀려 안 그래도 최악인 청년 실업이 더욱 나빠질 것이란 우려는 과장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건 노동계에 대한 정치적 보은이 아니라, 초고령사회에 걸맞은 유연하고 효율적인 노동시장 개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9월 청년 타운홀미팅에서 기업들이 청년 신규 채용을 꺼리는 배경에 “노조 이슈가 있다”며 노조와 고용 경직성을 꼽은 바 있다. 정년 연장을 하더라도 청년 일자리 보장, 임금체계 개편, 사회보장제도 등 여러 여건을 종합적으로 따져서 설계해야 한다.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법으로 강제하지 않고 정년 연장과 정년 폐지, 계속고용 가운데 기업들이 선택하게 했다.

향후 노동시장을 뒤바꿔 놓을 중차대한 사안을 두 달 만에 뚝딱 해치우겠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시한을 정하고 밀어붙인다면 절차·내용에서 큰 후유증이 초래될 것이다. 여당 내에서도 ‘속도 조절론’이 나오지 않나. 충분하고 실질적인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하는 것이 순리다. 정부와 국회는 법 개정에 앞서 노동시장 구조를 냉정하게 점검하고, 경제계의 입장도 귀 기울여 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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