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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관세합의, 국회 동의 받고 야당도 협조 약속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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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저녁 경북 경주 힐튼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저녁 경북 경주 힐튼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정부가 한-미 관세 합의에 대해 국회에서 비준 동의를 받는 대신 특별법 제정을 통해 국내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협상이) 한·미 양국 간 양해각서(MOU) 형식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며 “원칙적으로 조약은 비준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적정한 형식의 국회 동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이날 “관세 합의 양해각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국회 비준 동의 대상은 아닌 것으로 실무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3500억달러 대미 투자에 막대한 재정적 부담이 따르는 만큼 헌법 취지에 따라 국회의 비준 동의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헌법 제60조는 ‘국회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과 체결하는 양해각서 형식은 엄밀한 의미의 조약이 아니므로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넓은 의미의 조약은 ‘조약’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합의 문서뿐만 아니라 협정, 협약, 의정서, 양해각서 등도 포괄한다. 무엇보다 헌법의 취지는 중대한 재정적 부담이 따르는 외국과의 합의를 할 경우 예산에 관한 권한을 가진 국회의 동의를 받으라는 것인 만큼 합의의 형식만 따질 게 아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지난 3일 “대미 투자 규모는 향후 국가와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초래하는 측면”이 있다며 “국회의 비준 동의를 거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부의 의도가 국회를 ‘패싱’하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차피 양해각서 이행을 위해선 국회의 입법이 필요하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달 29일 협상 타결 직후 “양해각서에는 이를 이행하기 위해 법이 제정돼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도 이날 “국회 비준 동의 대상 여부와 관계없이 관세협상 결과에 대해서는 국회에 충분한 보고와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정부로서는 국회 절차의 신속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관세 합의의 시행 시점이 국회의 후속 입법과 연계돼 있는 만큼 국회 절차가 늦어지면 미국의 고율 관세 유지로 인한 기업 피해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하루하루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야당도 정략적 접근만 할 게 아니라 비준 동의 및 관련 입법의 신속한 처리를 약속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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