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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대법 심리 시작···트럼프 지명한 대법관도 “대통령에 권한 과도하게 위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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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항구의 선박에 컨테이너들이 선적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항구의 선박에 컨테이너들이 선적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부과한 ‘상호관세’의 운명을 결정할 미 연방대법원의 심리가 시작됐다. 대법관 9명 중 6명이 보수 성향이지만 일부 보수 대법관이 관세 부과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해 법원의 최종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대법원은 5일(현지시간) 워싱턴 청사에서 해당 소송의 첫 변론 기일을 열고 3시간 가까이 구두 변론을 진행했다. 민주당이 집권한 12개주와 중소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이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미국의 무역 적자라는 ‘비상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관세를 부과했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날 심리에서도 같은 취지로 변론했다. 존 사우어 미 법무부 송무 담당 차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의회의 과세권을 침해하려는 목적보다는 무역을 더 공정하게 규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관세 권한이 불법이라는 판결이 나오면 미국은 무자비한 무역 보복에 노출되고 이는 파괴적인 경제 및 국가 안보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심리에서 일부 보수 성향 대법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IEEPA에 근거해 관세를 부과하면서 의회의 전통적인 권한인 관세 부과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헌법은 의회가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관세 부과권에 관해 “이는 언제나 의회의 핵심 권한이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닐 고서치 대법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의회의 권한이 대통령에게 너무 많이 위임될 수 있다”며 “행정부로 권력이 집중되고 국민이 선출한 대표자들의 권력은 약화하는 일방적인 정책”이라고 말했다.

5일 미국 워싱턴 연방대법원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위법성을 따지는 소송 심리에서 원고 측 변호사 닐 카티알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 AP연합뉴스

5일 미국 워싱턴 연방대법원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위법성을 따지는 소송 심리에서 원고 측 변호사 닐 카티알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 AP연합뉴스


반면 보수 성향의 브랫 캐버노 대법관은 “의회가 IEEPA와 같은 법을 통과시킨 것은 대통령에게 비상사태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대법관은 관세가 위법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관세를 기업에 환급하는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이날 원고 측에 관세 환급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를 물으며 “엉망진창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고서치 대법관은 이에 관해 “심각한 회수 문제”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내년 6월까지 관세 수입으로 1조달러(약 1450조원)를 벌어들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라는 점에서 미국은 물론 관세가 부과된 국가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1, 2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 권한을 활용해 전 세계에 관세를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원고 측 변호사인 닐 카티알은 이날 변론에서 “정부가 이 소송에서 이긴다면 의회는 관세를 통제하는 권한을 영구히 빼앗기게 될 것”이라며 “과거 의회가 IEEPA를 제정하면서 대통령에게 관세 체계 전체와 미국 경제를 개혁할 권한을 부여했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부 보수 대법관이 관세 부과의 적법성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예단하기는 이르다. 보수 우위 대법원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결정을 다수 내려왔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무역대표부에서 변호사로 일했던 라이언 마제러스는 “대법원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며 “예를 들면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한 상황에서만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판결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심리가 종결된 후 “소송 결과에 관해 매우 낙관적”이라며 “행정부의 무역 정책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 미 대법원 ‘트럼프 관세’ 심리 시작…위법 판단 땐 전 세계 ‘환급’ 대혼란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042231005#ENT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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