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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로 변호사의 무비:로(LAW)] ‘어쩔수가없다’의 증거인멸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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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는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미국 소설 ‘액스’(The Ax)를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이 원작 소설은 2005년에 프랑스-벨기에 합작으로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로 영화화되기도 했습니다.

작품 속에서, 실직자가 된 만수(이병헌 분)는 새로운 직장을 얻기 위해서 자신의 경쟁자가 될 선출(박희순 분)을 질식시켜 살해하면서 과음으로 인한 구토사로 가장합니다. 이처럼 범죄자가 자신이 저지른 범죄의 증거가 될 상황을 조작하면 증거인멸죄가 성립할까요?

증거인멸죄는 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 또는 변조하거나 위조 또는 변조한 증거를 사용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즉, 증거의 증명력을 해하여 국가의 심판 기능을 방해하는 범죄입니다.

증거인멸죄의 객체는 ‘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입니다. ‘타인’은 증거인멸죄를 행하는 사람 외의 사람을 말합니다. 자기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다고 하더라도 증거인멸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사람을 살해하고 살인에 사용한 칼과 같은 흉기를 강이나 바다에 버려 증거를 은닉, 인멸한다고 하더라도 살인죄만 성립하고 증거인멸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살인에 사용한 흉기는 타인이 아닌 자기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범죄자가 자신의 형사처분과 관련하여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증거를 인멸하였는데, 결과적으로 다른 공범자의 형사사건 증거를 인멸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하더라도 증거인멸죄로 처벌받지 않습니다.


범죄자가 자신의 형사사건의 증거를 다른 사람에게 시켜서 증거를 인멸하게 하는 행위는 자신이 직접 인멸, 은닉하는 것과 같이 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법원은 다른 사람을 시켜 자신의 형사사건 증거를 인멸, 은닉하게 하는 행위에 대해서 증거인멸죄의 교사범이 성립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마약을 유통한 범죄자가 마약을 자신이 직접 인멸, 은닉하면 증거인멸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제3자에게 증거물인 마약을 인멸, 은닉하게 하면 증거인멸죄의 교사범으로 처벌됩니다.

즉, 자신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 증거를 직접 인멸, 은닉하면 증거인멸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을 시켜서 자신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 증거를 인멸, 은닉하게 하면 증거인멸죄의 교사범이 성립합니다.


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범죄자를 위해서 증거인멸죄를 범한다고 하더라도 증거인멸죄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이는 친족 간의 정의(情誼)에 비추어 증거인멸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수는 자신이 저지른 살인 범죄를 사고사로 위장하기 위해서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 등을 하였기 때문에 증거인멸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증거인멸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으면 구속될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사진=‘어쩔수가없다’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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