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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상복 침묵시위… 李, 반쪽 국회에 “좀 허전하군요” [李대통령 시정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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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연설 이모저모

野, 검은 넥타이에 근조리본 달아
李 면전서 “꺼져라” “범죄자” 막말

장동혁 “이제 전쟁” 김현지 문자인용
“李대통령 마지막 시정연설 돼야”
李 22분 연설… 민주 33차례 박수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지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특검 수사에 반발하며 시정연설을 ‘보이콧(불참)’했다. 이 대통령이 국회에 들어서자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범죄자”, “꺼져라” 등 거친 언성을 쏟아냈고, 본회의장 연단에 오른 이 대통령은 텅 빈 야당 의석을 바라보며 “허전하군요”라고 운을 뗐다. ‘반쪽 시정연설’ 풍경이 펼쳐진 가운데 여야 예산 공방은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728조원 규모의 내년도 ‘슈퍼 예산’의 필요성을 전하는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진행했으나, 여야 반응은 확연히 엇갈렸다. 이 대통령이 오전 10시6분쯤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문 앞부터 연단까지 양측으로 줄지어 늘어서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정청래 대표를 비롯해 전현희·김병주·이언주 최고위원 등 여러 의원들과 차례로 악수하며 연단으로 이동했다.

로텐더홀 피켓시위 앞 지나가는 李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4일 2026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에 도착해 검은 마스크를 쓰고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 앞을 지나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내란 특별검사팀의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야당 탄압이라며 시정연설에 불참하고, 국회 로텐더홀에서 시위를 벌였다. 허정호 선임기자

로텐더홀 피켓시위 앞 지나가는 李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4일 2026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에 도착해 검은 마스크를 쓰고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 앞을 지나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내란 특별검사팀의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야당 탄압이라며 시정연설에 불참하고, 국회 로텐더홀에서 시위를 벌였다. 허정호 선임기자


국민의힘 불참 속에 진행된 이 대통령의 연설은 약 22분간 진행됐다. 그 사이 민주당 의원들은 총 33차례 박수를 쏟아내며 응원을 보냈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와 코스피 지수 4000 돌파 등 성과를 언급하자 여당 의원들은 박수 세례로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썰렁한 국민의힘 의석 쪽을 바라보며 “비록 여야 간 입장의 차이는 존재하고 이렇게 안타까운 현실도 드러나지만,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진심은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며 “예산안이 법정기한 내에 통과돼 대한민국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이콧을 선언한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을 침묵시위로 맞이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통령 도착 시각에 맞춰 검은색 마스크·넥타이에 어두운 색 정장을 입고,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계단을 가득 메웠다. 가슴에는 ‘자유민주주의’가 적힌 근조 리본도 달았다.

이 대통령이 로텐더홀 입구에 도착하자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범죄자 왔다”, “꺼져라”, “재판받으세요”라고 외치며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다가가자 “악수하지 말고 그냥 가라”는 고성도 터져 나왔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엷은 미소를 지은 채 허리 숙여 인사한 후 사전 환담을 위해 의장접견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출석해 있다. 뉴시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출석해 있다. 뉴시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을 결정했다. 전날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내란 특별검사팀(특검 조은석)의 구속영장 청구에 반발하는 차원이다. 장동혁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이제 전쟁이다.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모든 힘을 모아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2022년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후 김현지 보좌관(현 대통령실 1부속실장)에게 받았던 ‘전쟁입니다’ 메시지를 인용한 것이다. 장 대표는 “이번이 (이 대통령의) 마지막 시정연설이 돼야 한다”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의장과 각 정당 대표를 비롯해 조희대 대법원장과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등 주요 기관 수장들과 환담을 진행했다. 국민의힘 장 대표는 사전환담에도 불참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대법원장님을 포함해 헌재, 선관위, 감사원 등 기관장 여러분께서 많이 관심 갖고 지원해 주셔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고, 조 대법원장은 짧게 “예, 예”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향해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사법부 압박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우원식 의장은 이 대통령에게 “확장재정으로 정부의 재정정책 기조가 바뀌는 시기”라며 “매우 중요한 때인 만큼 국회와 정부가 잘 협력하는 게 매우 소중한 때”라고 화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6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비어 있는 국민의힘 의원석을 가리키며 "좀 허전하군요"라고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6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비어 있는 국민의힘 의원석을 가리키며 "좀 허전하군요"라고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한 것과 관련해 안타까움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며 “국회가 민생을 위해 조금 더 전향적으로 협치의 자세로 나와주길 다시 한 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나현·변세현·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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