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억달러 대미 투자, 한국 기업에 우선…김정관 '정성 다해 협상했다'

APEC CEO 서밋 참석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MHN 양진희 인턴기자) 한국이 추진 중인 2천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가 한국 기업에 우선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미 관세 협상의 최종 타결에 따라 기업들의 전략적 투자 기반도 마련됐다는 평가다.

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중견기업 CEO 강연회'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미국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이 우선 활용할 수 있도록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며 "현금 투자로 돼 있는 2천억달러가 그냥 미국에 주는 돈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 자금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위원장인 투자위원회와 김 장관이 위원장인 협력위원회의 동의를 통해 상업적 합리성, 즉 캐시플로(Cash flow)가 창출 가능한 사업에 투자된다고 설명했다.

강연하는 김정관 장관

김 장관은 "이 돈이 나하고 상관없는 돈이라 생각하지 말고, 미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은 적극적으로 활용 방안을 모색해 달라"며 조만간 각 협회와 기업에 세부 내용을 안내할 것이라 밝혔다. 이어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대미 수출과 외환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연에서는 협상 과정의 비화도 소개됐다.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은 월가 출신으로 정말 터프하다. 체격도 크고 목소리도 높아 실제로 겁이 났다"고 털어놨다. 협상 전에는 영화 '역린'에 나오는 중용의 구절을 되새기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화면에 띄운 문장에는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강연하는 김정관 장관

한편 이날 행사에서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최진식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장관을 '매우 터프한 협상가(very tough negotiator)'라고 언급한 것을 인용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에 김 장관은 "살면서 터프하다는 말을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분에게 처음 들었다. 가문의 영광이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김 장관은 이어 제조업 인공지능(AI)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며 기업과 함께 이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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