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구름많음 / 10.7 °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성학대 가해자 조사했다고 ‘반역자’ 되는 이스라엘···‘학대 영상 유출’ 군사법무관 체포

경향신문
원문보기
댓글 이동 버튼0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수감자 학대·강간 영상
유출 배후로 밝혀지면서 최근 비난 여론 시달려
네타냐후 “이스라엘 역사상 최악의 홍보 재앙”
팔레스타인 수감자 학대로 유죄받은 군인 ‘1명’
가디언 “이스라엘 법치주의에 위기”
이스라엘 군사법무관인 이파트 토메르예루살미 소장. AP연합뉴스

이스라엘 군사법무관인 이파트 토메르예루살미 소장. AP연합뉴스


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를 강간·학대하는 정황이 담긴 영상 유출을 승인했다는 이유로 우파 진영의 압력을 받고 사임한 이스라엘 군사법무감이 경찰에 체포됐다.

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경찰은 군사법무관인 이파트 토메르예루살미 소장을 직권남용·사법방해·공적 정보 유출·허위진술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토메르예루살미 소장은 이스라엘 군인이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학대하는 정황이 담긴 영상을 외부에 유출한 사실을 인정하고 지난달 31일 사임했으나 우파 진영의 반발이 계속된 상황이었다.

토메르예루살미 소장은 사임을 발표하며 영상 공개에 대해 “군 내 법 집행기관에 대한 허위선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안타깝게도, 가장 멸시받는 수감자에게도 행해져서는 안 될 행위가 있다는 기본적인 상식이 더 이상 모든 사람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내부의 위법행위를 조사하거나 기소하는 역할을 맡아온 토메르예루살미 소장은 지난해 7월 고문과 학대로 악명 높은 이스라엘 스데 테이만 수용소에서 이스라엘 군인 11명이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학대한 혐의로 구금된 사건 이후 우파 진영의 비난을 받아왔다.

극우 진영이 학대 혐의로 구금된 군인들을 영웅시하고 조사 중단을 촉구하며 스데 테이만 수용소에 난입하며 시위를 벌이자 토메르예루살미 소장은 반발 여론을 잠재우려는 차원에서 지난해 8월 언론을 통한 영상 공개를 승인했다.


지난해 8월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채널12 뉴스가 보도한 스데 테이만 수용소 내부가 찍힌 영상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엎드린 수감자들 사이에서 피해자를 끌어내고 있다. 채널12 뉴스 캡처

지난해 8월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채널12 뉴스가 보도한 스데 테이만 수용소 내부가 찍힌 영상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엎드린 수감자들 사이에서 피해자를 끌어내고 있다. 채널12 뉴스 캡처


이스라엘 채널12뉴스를 통해 보도된 영상에는 가자지구 접경 네게브 사막에 위치한 스데 테이만 수용소에서 이스라엘군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끌고 가 성폭행하는 정황이 담겼다. 당시 수용소 바닥에 수감자 20여명이 결박당한 채 엎드려 누워 있고, 군인들은 이 가운데 한 명을 끌고 나간 뒤 폐쇄회로(CC) TV 카메라를 피하려는 듯 커다란 방패로 나머지 군인들과 피해자를 가렸다.

가자지구 출신의 이 수용자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갔으며 직장 파열로 수술을 받아야 했다. 당시 의료 담당자는 피해자에게서 갈비뼈 골절과 구타 및 성폭력 흔적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전 세계적으로 이스라엘군의 학대 행위에 대한 비난이 제기됐다. 이 사건으로 5명의 예비군이 지난 2월 기소됐지만 현재 구금 중이거나 법적 제한을 받지 않고 있다고 이스라엘 언론은 전했다.


토메르예루살미 소장에 대한 공격은 최근 그가 영상 유출의 배후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거세졌다. 지난달 31일 사임 발표 이후에도 비난과 온라인상 신변 위협 등이 이어졌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토메르예루살미 소장의 계급 박탈을 포함해 필요한 모든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으며 “혈육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비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엄청난 명예훼손”이라며 “이스라엘 역사상 최악의 홍보(PR) 재앙”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여론의 광범위한 비난 속에 토메르예루살미 소장은 지난 2일 잠시 실종되기도 했다. 생명의 위험이 우려됐지만 텔아비브 북쪽 해변에서 무사한 채 발견됐다. 그날 저녁 토미르예루살미 소장은 체포됐다. CNN은 소장 토메르예루살미 소장 등 군검찰청 고위 관계자 5명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고 전했다.


한편 팔레스타인 수감자 학대 혐의를 받고 기소된 5명의 군인들이 유죄를 인정받을지는 미지수라고 CNN은 전했다. 학대 피해자인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미국이 중재한 휴전협정의 일환으로 가자지구로 송환돼 주요 피해자가 증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스라엘 교도소 안에서 광범위한 고문과 학대 의혹이 제기되고, 수십명의 팔레스타인인 포로가 수감 중 사망했지만 전쟁 중 구금된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폭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스라엘 군인은 단 한 명 뿐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가디언은 “토메르예루살미 소장의 체포와 구금은 이스라엘의 법치주의,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학대와 살해에 대한 책임,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스스로를 변호할 수 있는 이스라엘의 능력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10일 발효된 휴전협정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 돌려보낸 팔레스타인인 시신 최소 135구에서 심각한 고문과 즉결 처형의 흔적이 발견됐는데, 이들 시신이 스데 테이만 수용소에서 온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 제2의 아부 그라이브? 이스라엘군 팔 수감자 성학대 영상 파장
https://www.khan.co.kr/article/202408081606001



☞ “이스라엘서 반환한 시신 135구, 가혹행위있던 교도소에서 돌아와”
https://www.khan.co.kr/article/202510211558001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박나래 주사 이모 논란
    박나래 주사 이모 논란
  2. 2이이경 유재석 논란
    이이경 유재석 논란
  3. 3추경호 불구속 기소
    추경호 불구속 기소
  4. 4손흥민 동상
    손흥민 동상
  5. 5허경환 런닝맨 활약
    허경환 런닝맨 활약

경향신문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