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펙 공식 협찬사였던 씨제이(CJ)올리브영이 각 회원 정상에게 선물한 케이뷰티 패키지. △브이티(VT) 리들샷 100 에센스 △바이오힐보 프로바이오덤 쓰리디(3D) 리프팅 크림 △조선미녀 맑은쌀 선크림 △토리든 다이브인 저분자 히알루론산 마스크 등이 포함됐다. 씨제이올리브영 제공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을 계기로 케이(K)뷰티 인디브랜드의 인기가 재조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공 요인으로 한국적 이미지 활용, 에스엔에스(SNS) 마케팅, 오디엠 인프라 등을 꼽는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식 수행원 자격으로 방한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케이-뷰티템’ 목록을 인증해 화제를 모았다. 사진에 등장한 상품은 △메디힐 마스크팩 3종 △메디큐브 모공패드 △조선미녀 클렌징오일 △토리든 세럼 △브이티(VT)코스메틱 리들샷 등이다. 래빗은 “한국 스킨케어 발견(South Korea skincare finds)”이라는 문구를 남겼다.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 인스타그램 갈무리 |
케이뷰티 인디브랜드의 흥행은 오디엠 인프라가 뒷받침한다. 국내 화장품 제조회사인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은 세계적인 화장품 오디엠 기업이다. 이 기업들은 트렌드 파악, 상품기획, 개발, 출하, 관리까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규모가 작은 신생 브랜드도 쉽게 화장품을 출시할 수 있는 이유다. 한국콜마는 2024년부터 글로벌 온라인 이커머스 채널인 아마존과 협력해 케이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지난 2023년 기준으로 3만개가 넘는다. 다른 나라에 비해 오디엠 협력이 잘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디엠 인프라가 확보된 덕분에 인디 브랜드들은 에스엔에스 마케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전·후 변화가 확실한 제품이 주목받는다. ‘메디필’의 ‘오일랩핑 마스크’가 대표적이다. 크림을 발라 놓고 시간이 지나면 투명하게 변하는 제형인데, 해외 인플루언서들이 이 마스크팩을 한 상태에서 외출하는 모습이 공유되며 인기를 끌었다.
조선미녀 인스타그램 갈무리 |
인디 브랜드들은 ‘한국’ 문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 2022년 아마존 선크림 부문 1위를 달성하며 글로벌 케이뷰티 대표 브랜드로 급부상한 조선미녀는 ‘한방의 역사를 현대적으로 풀어내자’는 주제로 만들어진 브랜드다. 케이컬쳐가 인기를 얻으면서 ‘한방’이라는 개념이 미주·유럽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조선미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인삼아이크림’ 이미지를 보면, 제품 뒤로 다양한 모습의 인삼이 나열돼 있다. 조선미녀 운영사 구다이글로벌 관계자는 “외국 소비자들은 이런 이미지를 ‘매혹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별한 성분을 앞세워 쇼츠·릴스 등을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운드랩’은 울릉도 해양심층수, 인제 자작나무, 양양 소나무 등 전국 각지의 청정 원료 사용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라운드랩의 ‘자작나무 수분 선크림’은 2025년 6월 미국 엔비시(NBC)가 선정한 ‘최고의 선크림’에 꼽히기도 했다.
한국 특유의 뷰티 문화를 알리며 마케팅하기도 한다. ‘아누아’가 대표적인 예시다. 아누아는 한국식 이중 세안법, ‘더블 클렌징’을 스킨케어 문화로 홍보했다. ‘아누아 어성초 포어 컨트롤 클렌징 오일’로 화장을 녹이고 ‘아누아 쿼세티놀 모공 딥 클렌징 폼’을 통해 마무리 세정을 하는 방식이다. 이 세안 방법이 에스엔에스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해외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었다. 아누아는 지난 2023년 케이뷰티 브랜드 최초로 아마존 유에스(US) 클렌징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24년에는 아마존 톱 브랜드(Top Brand)로 선정됐다.
판로 확대가 중요한 인디 브랜드들은 올리브영을 통해 고객과 쉽게 접점을 넓힐 수 있다. 아펙 공식 협찬사였던 씨제이(CJ)올리브영이 각 회원 정상에게 선물한 케이뷰티 패키지 안에도 한국의 인디 화장품 브랜드의 스킨케어 상품이 상당수 포함됐다. △브이티(VT) 리들샷 100 에센스 △바이오힐보 프로바이오덤 쓰리디(3D) 리프팅 크림 △조선미녀 맑은쌀 선크림 △토리든 다이브인 저분자 히알루론산 마스크 등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이번 2025년 아펙 회원 정상 선물 채택은 올리브영과 중소 브랜드가 함께 만들어온 케이뷰티 산업 생태계가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은 상징적인 성과”라며 “앞으로도 국내 브랜드들이 전세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K뷰티 산업의 기반을 함께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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