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한국일보 언론사 이미지

"네 탓에 셧다운"… 美백악관 웹사이트, '민주당 조롱' 페이지 개설

한국일보
원문보기
'나만의 안전공간' 이름… 민주당 지도부 비난
멕시코 이미지·음악으로 조롱… "인종차별적"
척 슈머 '살인마 처키'·바이든은 '오토펜' 빗대


최근 미국 백악관 공식 웹사이트에 개설된 미 민주당 조롱 페이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은 민주당 책임'이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백악관 웹사이트 캡처

최근 미국 백악관 공식 웹사이트에 개설된 미 민주당 조롱 페이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은 민주당 책임'이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백악관 웹사이트 캡처


미국 백악관 공식 웹사이트에 야당 민주당을 조롱하는 주제의 페이지가 2일(현지시간) 개설됐다. 예산안 합의 불발로 지난달 1일 시작돼 한 달 넘도록 장기화하며 미국 공공서비스·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는 미 연방정부 '셧다운(Shutdown·일시적 업무 정지)' 사태는 민주당 책임이라는 게 주된 내용이다. 물론 민주당의 정책이나 지도부에 대한 비난도 가득 담겨 있다.

제프리스 민주 하원 사령탑에 '멕시코 이미지' 합성



미국 백악관 공식 웹사이트 내 '민주당 조롱' 페이지에 게시된 하킴 제프리스(왼쪽)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의 합성 이미지. 멕시코 전통모자 '솜브레로'를 쓰고 콧수염을 기른 모습으로 만들어진 조작 이미지다. 백악관 웹사이트 캡처

미국 백악관 공식 웹사이트 내 '민주당 조롱' 페이지에 게시된 하킴 제프리스(왼쪽)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의 합성 이미지. 멕시코 전통모자 '솜브레로'를 쓰고 콧수염을 기른 모습으로 만들어진 조작 이미지다. 백악관 웹사이트 캡처


해당 페이지 이름은 '나만의 안전 공간(mysafespace)'이다. 배경화면에는 멕시코 전통모자 '솜브레로' 이미지가 있고, 배경음악으로는 경쾌한 멕시코 전통음악이 흐른다. 왼쪽 상단에는 솜브레로를 쓰고 검은색 콧수염을 기른 모습을 한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의 합성 이미지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이 배치돼 있다.

문제는 인종차별 소지가 짙다는 점이다. 흑인인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미국의 양당 상하원 지도부 역사상 최초의 '유색인종 출신 원내 사령탑'인데, 멕시코인을 범죄에 연루된 불법 이민자로 일반화하는 선동적 콘텐츠와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와 유사한 이미지는 오래전부터 미국에서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백악관의 민주당 조롱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민주당의 '자기 소개' 코너에는 "우리는 국민의 생계를 건 채 정치를 갖고 노는 걸 좋아한다"는 비아냥이 담겨 있다. '민주당의 영웅들'이라며 "급진 좌파를 자처하는 자들은 누구든, 다국적 범죄 집단 또는 불법 이민자들"이라고 조롱하는 문구도 이어진다.

민주당 소개에… "국민들 생계 거는 것 좋아해"



미국 백악관 공식 웹사이트에 개설된 '민주당 조롱' 페이지. 백악관 웹사이트 캡처

미국 백악관 공식 웹사이트에 개설된 '민주당 조롱' 페이지. 백악관 웹사이트 캡처


'하킴의 친구들'이라는 코너는 더 노골적이다. 민주당 인사들 사진을 게시하고 조롱하는 내용인데,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처키'(영화 '사탄의 인형' 주인공인 살인마)로 지칭하면서 그의 옆에 처키 사진을 배치한 게 대표적이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해선 인물 사진 대신 '오토펜(Autopen·자동서명기)' 사진을 붙였다. '바이든 행정부 때 그의 참모가 대통령의 인지력 저하를 악용해 오토펜으로 몰래 주요 정책 여럿을 시행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장을 떠올리도록 만든 것이다. '오토펜' 사진은 트럼프 행정부가 만든 백악관 내 '역대 대통령 기념사진 공간'에도 바이든 전 대통령 사진 대신 걸려 있다.

이처럼 '나만의 안전 공간' 페이지에 내걸린 대다수 내용은 '정치적 선동'에 가깝다는 해석이 많다. 사실이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공화당의 조롱 일색이라는 얘기다. 앞서 공화당은 지난달 셧다운 사태로 공무원 수천 명이 해고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민주당 탓으로 돌렸다. 백악관은 기자들이 근무하는 브리핑룸에서 민주당을 조롱하는 밈(meme·인터넷 인기 콘텐츠) 동영상을 재생하기도 했다.
연관기사
• 美정부 셧다운에 공무원 이어 저소득층도 타격… 트럼프는 야당 압박만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0211110001694)

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브리지트 바르도 별세
    브리지트 바르도 별세
  2. 2한학자 통일교 조사
    한학자 통일교 조사
  3. 3박근형 이순재 별세
    박근형 이순재 별세
  4. 4김종국 위장 결혼 의혹
    김종국 위장 결혼 의혹
  5. 5손흥민 리더십
    손흥민 리더십

한국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