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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곤론마루 격침 사건, 82년만에 한국인 유족 추가 확인

동아일보 부산=김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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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 일본 후쿠오카 해역에서 침몰한 곤론마루 승선자 명단에서 발견된 ‘김주경(金周京)’의 이름. 사진 중앙 빨간색 표시 부분 아래쪽. 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장 제공

1943년 일본 후쿠오카 해역에서 침몰한 곤론마루 승선자 명단에서 발견된 ‘김주경(金周京)’의 이름. 사진 중앙 빨간색 표시 부분 아래쪽. 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장 제공


태평양전쟁 중 미군 잠수함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일본 연락선 ‘곤론마루(崑崙丸)’ 격침 사건의 두 번째 생존 유족이 확인됐다.

15년 넘게 사건을 조사해 온 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장(85·전 부산외대 교수)은 “미국 버지니아주에 거주하는 김세량 씨(81)가 곤론마루 희생자의 유족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승선자 명단에서 김 씨의 부친 ‘김주경(金周京)’을 확인했다며 “당시 조선인 대부분이 창씨개명을 했지만, 김주경 씨는 이름을 바꾸지 않아 확인이 쉬웠다”고 말했다.

곤론마루는 일본 시모노세키와 부산을 오가던 연락선으로, 1943년 10월 5일 새벽 후쿠오카 인근 해역에서 침몰했다. 승선자 655명 중 70여 명만 구조됐고, 아래층 객실에 있던 조선인 승객 대부분이 희생됐다.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사건은 잊혔고, 명단이 일본식으로 작성돼 많은 유족이 가족의 희생 사실조차 몰랐다. 현존 유일한 유족으로 알려졌던 김영자 씨(85)의 부친 김종주 씨도 희생자 명단에 ‘나카시마 히사코’로 기록돼 있다.

김 소장은 매년 10월 부산에서 추모 행사를 이어오며 “유해 수습과 진상 규명을 위해 더 많은 유족이 확인돼야 한다”고 호소해왔다. 최근 김세량 씨가 “22세였던 부친이 메이지대 정경학부를 졸업하고 귀국하던 길에 사고를 당했다”고 연락해오며 두 번째 유족이 추가로 확인됐다.

개성 지역사를 연구한 이철성 건양대 교수에 따르면, 김 씨의 조부 김정호 씨는 개성의 유지로 ‘개성전기주식회사’를 운영하며 아들 주경 씨를 메이지대로 유학 보냈다. 주경 씨는 조선철도 고급사원 시험에 합격해 경성 근무를 앞두고 있었다. 1942년 혼인한 아내는 침몰 당시 김세량 씨를 임신 중이었다. 김 씨는 “한국과 일본을 찾아 아버지의 흔적을 확인하고 진상 규명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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