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천마리 유기견 야생에
무리지어 다니며 주민들 위협
학습능력 높아 함정 피하기도
“거리 유지하고 자극 말아야”
무리지어 다니며 주민들 위협
학습능력 높아 함정 피하기도
“거리 유지하고 자극 말아야”
[연합뉴스] |
서울 노원구 수락산 인근 아파트에 사는 김민규 씨(26)는 최근 단지 주위를 배회하는 들개 무리 때문에 불안에 떨고 있다. 평소 자주 산책하던 근린공원에 들개 3~4마리가 무리를 지어 나타나 바닥의 음식물 찌꺼기를 먹거나 작은 새를 쫓는 장면을 여러 차례 목격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사람을 향해 짖길래 도망친 적도 많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달려들까 무섭다”고 말했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 내에 서식하는 들개는 200여 마리로 추정된다. 들개는 사람 손을 타지 않고 야생에서 사는 개를 말한다. 주로 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경계심이 강해 위협을 느끼면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봄가을에는 번식기를 맞아 공격성과 활동성이 강해져 들개에 의한 가축·인명 피해가 크게 늘어난다.
관악산 자락에 자리 잡은 서울대도 대표적인 들개 출몰 지역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 성행하던 보신탕 가게가 다수 폐업하며 사육하던 개들이 관악산에 대거 방생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에는 서울대 기숙사 인근에 들개 6마리가 나타나 관악구청이 파견한 전문가가 마취총을 쏴 포획하기도 했다.
서울대 기숙사에 거주 중인 박진우 씨는 “산책할 때마다 들개 떼를 마주친다”며 “사람을 보면 일부러 다가오는 듯한 개체도 많아서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동물보호센터 등에 의해 구조되지 못한 채 야생에 버려지는 유기견은 매년 수천 마리 이상으로 추정된다. 버려진 유기견들이 야생에 적응해 들개가 되고, 이후 새끼를 낳으며 개체수가 늘어나는 것이다.
들개 포획 난이도도 매년 올라가고 있다. 서울대와 관악구청은 10여 년 전부터 들개 포획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크지 않다. 관악구청 관계자는 “들개는 학습 능력이 높아 포획틀 위치나 형태를 인식하고 피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들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서울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야외에서 들개를 만났을 때 가장 중요한 건 먼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먹이를 주거나 손을 내밀면 공격당할 위험이 크므로 최대한 들개의 시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개는 등을 보이고 달아나는 대상을 쫓아가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시선을 피하고 천천히 뒤로 물러나야 한다. 고함이나 비명은 들개를 자극해 흥분시킬 수 있다. 음식물을 들고 있다면 자신의 반대 방향으로 멀리 던져 들개의 관심을 돌리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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