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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에게 잊지 못할 일주일" WTT 극찬…몽펠리에 기적은 4강에서 '스톱'→만리장성 넘었지만 獨 라인강 못 건넜다

스포티비뉴스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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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만리장성은 넘었지만 라인강을 건너지 못했다.

한국 여자 탁구 간판 신유빈(대한항공)이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시리즈 상위급 대회인 챔피언스 몽펠리에에서 독일 베테랑 벽에 막혀 결승행이 불발됐다.

그럼에도 WTT는 "신유빈이 잊지 못할 일주일을 보내고 있다. 올해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그랜드 스매시 여자 단식 4강에 오른 데 이어 프랑스 땅에서도 또 한 번 새 역사를 써냈다"며 눈부신 성장세를 조명했다.

세계랭킹 14위인 신유빈은 2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4강에서 33살 베테랑 자비네 빈터(독일·세계 26위)에게 1-4(7-11 2-11 8-11 11-8 6-11)로 고개를 떨궜다.


경기 종료 후 조용히 울려 퍼진 박수 속에서 신유빈은 라켓을 내려놓았다. 게임 스코어만 보면 완패 같지만 그 안엔 한국 여자 탁구의 새로운 세대가 보여준 ‘변화 서사’가 담겨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신유빈이 보여준 내용은 의미가 적지 않다. 챔피언스 몽펠리에는 WTT 시리즈 중에서도 상위급 대회로 각국 대표 랭커가 주로 초청받는 전장이다.


신유빈은 이곳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세계에 각인시켰다. 지난달 중국 스매시에서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그랜드 스매시 4강에 오른 그는 이번엔 프랑스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공중증 탈출' 실마리를 꽉 움켜쥐었다. 준준결승에서 세계 6위 천이(중국)를 4-1로 꺾어 생애 첫 챔피언스 4강 진출을 확정했다.

중국 여자 탁구 차세대 주력으로 꼽히는 천이는 리턴 안정감과 날카로운 드라이브를 겸비한 강자.


그러나 초반부터 빠른 템포로 밀어붙이는 신유빈 플레이는 상대 리듬을 무너뜨렸다. 강한 포핸드 드라이브와 백핸드 블록 사이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신유빈 손끝에는, 그간 수많은 국제대회를 거치며 쌓아온 경험과 자신감이 녹아 있었다.

세 번째 게임에서 2-7로 뒤지던 상황에서도 신유빈은 흔들리지 않았다. 한 포인트씩 쫓아가며 7-7로 기어이 균형을 맞췄다. 10-8까지 몰아붙였다. 비록 천이가 극적으로 뒤집어 3게임을 가져갔지만 경기 흐름은 이미 신유빈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결국 6게임 10-9 상황에서 신유빈은 승부수를 띄웠다. 수비 중심 랠리에서 돌연 공격 모드로 전환했다.


강력한 탑스핀이 천이 라켓을 스치고 테이블 끝에 떨어지며 경기가 끝났다. 승리를 확정한 순간 몽펠리에 관중석이 들썩였다. 유럽 팬들은 물론 중국 관중조차 두 선수 플레이에 기립박수를 보냈다.


기세를 잇지 못했다. 준결승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빈터는 베테랑다웠다. 플레이스타일이 화려하진 않지만 노련한 수싸움이 돋보였다.

경기 초반 빈터는 신유빈의 빠른 템포를 끊기 위해 의도적으로 리듬을 느리게 가져갔다. 회전량을 미세하게 조절해 신유빈 타이밍을 흔들었다.

첫 두 게임을 7-11, 2-11로 내리 내준 신유빈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코너로 찔러 넣는 공격이 막힐 때마다 그는 짧은 숨을 고르고 다시 라켓을 쥐었다.

3게임에서 빈터 커트에 고전하던 신유빈은 8-11로 아쉽게 내줬지만 네 번째 게임에선 마침내 반격 불씨를 살렸다.

9-7에서 상대 포핸드 드라이브를 받아쳐 10-8로 만들고 재차 드라이브 강공으로 게임 스코어를 만회했다.

하지만 백전노장 노련미는 마지막까지 위력을 발휘했다. 빈터는 5게임 초반부터 롱랠리를 유도해 체력 싸움으로 끌고 갔다.

신유빈이 강공으로 맞불을 놨지만 빈터는 안정된 리시브로 이를 버텨냈다. 스코어 6-10에서 신유빈 백핸드 푸시가 네트 맞고 코트 밖으로 흘렀다. 신유빈의 도전은 거기서 멈췄다.


그럼에도 이번 몽펠리에 원정은 기록 이상의 의미가 적지 않다.

올해 신유빈은 중국 선수를 상대로 3승 9패를 쌓았다. 이번 대회서 천이를 제물로 3승째를 신고했다.

WTT도 이를 주목했다. 2일 공식 홈페이지 톱 화면에 배치한 기사에서 "올해 중국 스매시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WTT 그랜드 스매시 여자 단식 4강에 오른 신유빈이 이번엔 프랑스 땅에서 또 한 번의 새 역사를 썼다. 천이를 꺾고 생애 첫 WTT 챔피언스 여자 단식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고 보도했다.

"신유빈은 잊지 못할 일주일을 보내고 있다. 몽펠리에에서 펼쳐진 천이와 8강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 넘치는 랠리로 가득했다. 팬들은 두 스타의 첫 만남을 수드 드 프랑스 아레나에서 지켜보며 숨 막히는 승부를 즐겼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WTT는 "세계 14위 랭커인 신유빈은 경기 초반부터 기세를 올려 첫 두 게임을 깔끔하게 따냈다. 천이는 신유빈의 빠른 스피드와 정밀한 플레이에 고전했다"며 공의 회전과 코스 선택, 수비 전환 등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성숙한 한국 에이스 성장세를 칭찬했다.


주천희(세계 22위·삼성생명)와 장우진(세계 21위·세아)도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쓴잔을 마셨다.

주천희는 챔피언스 몽펠리에에서 신유빈과 더불어 핀조명을 받은 인물 중 한 명이다.

중국 산둥성 출신인 그는 2018년 한국으로 건너와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 대회 준결승에서 주천희는 세계 5위 왕이디(중국)를 상대로 두 게임을 따내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게임 스코어 2-4(6-11 6-11 11-6 11-8 5-11 10-12)로 패하긴 했지만 왕이디와 랠리에서 보여준 기술적 완성도와 정신력은 많은 이들 박수를 받았다.

주천희는 지난 몇 년간 부침을 딛고 다시 전성기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중국 스매시 8강행에 이어 이번 대회서도 4강까지 올라 자신감을 되찾았다. 신유빈과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여자 탁구 ‘투 톱’으로 올라선 양상이다.

남자 단식 역시 낭보를 전하지 못했다. 장우진이 일본의 마쓰시마 소라(15위)에게 1-4(10-12 9-11 12-10 7-11 8-11)로 무릎을 꿇었다. 고비 때마다 서브 실수 등 집중력 저하가 발목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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