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각) 열차 내 흉기 난동이 발생한 영국 캠브리지셔주 헌팅던역 근처에 구조용품이 널브러져 있다. AFP 연합뉴스 |
영국 런던 북서부의 캠브리지셔주를 지나던 열차 안에서 1일(현지시각)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최소 10명이 부상을 입고 이중 9명은 중태에 빠졌다. 영국 경찰은 테러 가능성도 염두에 두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영국 교통경찰(BTP)은 성명을 통해 “이날 오후 7시42분 사우스요크셔주 돈커스터를 출발해 런던 킹스크로스역으로 가던 열차(런던북동부철도·LNER)에서 여러 건의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 들어왔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기차 내 흉기 난동 사건으로 승객 10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고, 이 가운데 9명은 생명이 지장이 있을 만큼 위독한 상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남성 용의자 2명은 현재 경찰에 체포돼 구금됐지만, 이들의 정확한 신원이나 범행 동기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경찰은 부연했다.
영국 방송 비비시(BBC)와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일부 목격자들은 열차가 캠브리지셔주 피터버러역(런던에서 기차로 약 1시간 거리)을 떠난 직후 남성 용의자 두 명이 승객을 상대로 흉기를 무차별적으로 휘둘렀다고 증언했다. 이에 놀란 승객들은 공격을 피해 화장실 등에 숨었다고 밝혔다. 한 목격자는 “도처에 피가 흥건했다”며 “사람들이 흉기 난동을 피해 도망치려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짓밟히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를 목격한 한 승객 올리 포스터는 비비시에 “사람들이 도망가면서 도망치라고, 한 남자가 모든 사람들을 흉기로 찔러 죽이고 있다고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며 “(전날이) 핼러윈이라 비슷한 장난을 치는 건가 싶었다”라고 발언했다. 이어 “어떤 나이 든 남성이 어린 소녀를 흉기로 찌르려는 범인을 막았는데, (그 과정에서) 머리와 목에 상처가 생겼다. 사람들은 재킷으로 출혈을 막으려고 했다”며 당시 아수라장이었던 현장을 설명했다.
1일(현지시각) 영국 케임브리셔주를 달리던 열차 안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열차가 비상 정차한 헌팅턴역에서 경찰과 응급 구조대원들이 열차 아래 선로를 수색하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
경찰은 이후 열차가 예정된 정차역이 아닌 헌팅던역에 비상 정차하자 열차 안으로 진입해 용의자 두 명을 체포했다. 한 목격자는 “기차 플랫폼에서 무장 경찰이 큰 흉기를 든 남성을 향해 총을 겨누는 것을 봤다”며 “경찰이 용의자에게 엎드리라고 소리쳤고 테이저건으로 제압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중대 사건’으로 선포하고 대테러 담당 팀이 수사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불특정 다수에 대한 테러 공격을 의미하는 암호 코드 ‘플라토’가 잠시 발령됐지만, 곧바로 해제됐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끔찍하고 우려스러운 사건”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시민들에게 당분간 열차 이용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헌팅던역은 오는 3일까지 폐쇄되고 열차 운행도 중단될 예정이다.
영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영국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범죄는 전년 대비 1.4% 감소했지만, 여전히 4만9600건을 기록했다고 비비시는 보도했다. 지난달 3일에도 영국 맨체스터에서 유대교 명절인 욤키푸르를 맞아 회당을 향한 차량 돌진 및 흉기 난동으로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공공장소에서 칼을 휴대하면 최대 4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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