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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협상, 日보다 잘해" "한중관계 복원"…APEC '외교전' 국내외 호평

머니투데이 김인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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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APEC 정상회의] 美中 무역갈등 상황 속 공동선언문에 '아태 지역 경제협력' 포함

이재명 대통령이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폐막일인 1일 오후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인근 국제미디어센터(IM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폐막일인 1일 오후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인근 국제미디어센터(IM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재명정부가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넘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재형 외교'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중 간 무역갈등 상황 속에서도 미중을 비롯해 아태 지역의 경제 통합을 추진하는 '경주선언'을 끌어내서다. 다자외교 외에도 미국과 관세협상을 사실상 마무리한 것은 물론 중국과도 관계를 복원하는 등 양자외교 성과도 주목된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북미유럽연구부 교수는 2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자유무역에 대한 지지 선언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아태 지역의 경제 통합을 추진하는 '경주 선언'을 잘 조율했다"며 "지방 도시인 경주에서 경호나 의전 문제 없이 APEC을 잘 마무리한 점도 높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PEC 의장국 한국 등 21개 회원국은 지난 1일 공동선언문에 '우리는 견고한 무역 및 투자가 아태 지역의 성장과 번영에 필수적이라는 공동 인식을 재확인하며,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을 헤쳐나가기 위해 경제 협력을 계속해서 심화시켜 나갈 것'이란 문구를 넣었다. 자유무역에 대한 지지 표현은 없었지만 한국이 그에 준하는 내용을 미중 사이에서 잘 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자유무역'이란 표현을 아태 지역에서 '견고한 무역과 투자를 통해 경제 협력을 심화하자'는 내용으로 잘 대체했다고 본다"며 "트럼프발 통상 파고 상황에서 미국의 체면은 살려주면서 통상국가인 한국의 이익을 반영해 다자무역 질서를 강조하는 차원의 메시지를 냈다고 본다"고 했다.

다자외교 외에도 한미·한중·한일 등 양자외교 성과도 있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민 교수는 "미국과 관세협상을 사실상 타결시키는 동시에 조선업·원자력 협력 토대를 만들었다"며 "무엇보다 미국으로부터 핵추진잠수함 관련 승인을 받으면서 안보 분야 숙원을 풀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 체계를 넘어 11년 만에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신뢰를 쌓고 협력 증진을 위한 모멘텀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월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굿즈 전시품을 관람하며 대화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월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굿즈 전시품을 관람하며 대화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외신에선 한미 핵추진잠수함 관련 합의와 관세협상 등을 대체로 높이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을 핵잠수함 보유국에 합류시키는 극적인 조치"라며 "미국이 핵잠수함 기술을 공유한 것은 최우방국인 영국과 1950년대 협력한 게 유일하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미국의 핵잠수함 기술은 미군이 보유한 가장 민감하고 철저히 보호돼온 기술"이라며 "미국은 해당 기술을 극비로 유지해왔고 가까운 동맹인 영국, 호주와 체결한 핵잠수함 협정에서조차 직접 기술 이전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이 일본보다 더 많은 양보를 얻어냈고 전반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협상을 성사시켰다"고 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미 양국의 이견이 이어져 최종 타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관측했다면서 이번 합의 결과를 깜짝 성과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보여준 문화외교 역량과 개최지 경주에 관해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은 수도 서울이 아닌 지방 도시 경주를 택함으로써 지역균형발전과 문화외교를 동시에 보여줬다"며 "전통유산과 첨단산업을 결합한 상징적 무대"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유럽의 로마나 피렌체처럼, 아시아에는 경주가 있다"며 "세계유산 도시에서 열린 회의는 경제뿐 아니라 문화와 가치의 교류를 상징한다.한국이 '하이테크의 나라'에서 '하모니의 나라'로 이미지를 확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 정치권에선 APEC 관련 평가가 엇갈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APEC 정상회의 성과에 대해 "지난 3년간 막히고 중단되었던 외교의 물줄기가 확 트여서 국운 상승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수많은 양자 회담과 복잡한 다자회의 모두를 걸출하게 성공시켰다"고 평가했다.

반면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됐다'던 정부의 발표 이후 불과 하루 만에 미국이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며 혼란이 커지고 있다"며 "핵추진잠수함 추진 승인도 한국이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 미국 통제 하에 연료만 제공받는 제한적 합의에 불과하다"고 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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