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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건데 중국 젠지가 열광"…고전하던 '못생긴 신발' 불티[트민자]

머니투데이 윤세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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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트민자는 '트렌드에 민감한 기자'의 줄임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시대의 이야기를 들여다봅니다.

/사진=크록스 차이나 웹사이트

/사진=크록스 차이나 웹사이트


요즘 실적 부진 소식이 들리는 '못생긴 신발'의 대명사 크록스가 중국에선 힙스터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상하이 길거리에선 젊은이들은 각종 지비츠(크록스 신발을 꾸미는 액세서리)로 한껏 꾸민 크록스를 뽐내고 소셜미디어엔 '크록스 마니아'를 의미하는 '동먼'이란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수억 개에 달한다.

상하이 크록스 매장을 방문한 마케팅 전문가 실비아 유(30)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이걸 신고 클럽에도 가고 집 앞에 나갈 때도 신는다. 쿨하면서도 로맨틱한 게 내가 추구하는 바이브"라면서 크록스에 달린 반짝이는 꽃과 천으로 만든 장미 지비츠를 내보였다.


중국 젠지 취향 저격한 미국 기업 크록스

전문가들은 중국 내 크록스의 인기를 두고 장기화하는 경기 둔화 속에서 젊은이들이 추구하는 '감성 소비' 추세에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한다. 감성 소비란 물건을 필요하거나 가격 대비 효용을 따져 구입하기보다는 심리적 만족을 기준으로 하는 소비를 의미한다. 불안한 시기에 작은 사치품으로 위안을 얻는 '립스틱 효과'도 같은 맥락이다.

라부부로 세계적인 인기를 끈 팝마트나 마오타이라떼 등을 내세워 중국 커피 시장을 점령한 루이싱커피 등이 중국 젠지(Z세대)의 감성 소비 흐름에 올라탄 대표 기업들로 꼽힌다. 반면 루이비통, 스타벅스 등 글로벌 브랜드들은 중국 젠지의 정체성이나 감성에 다가가지 못한 채 여전히 과시용 소비나 서구식 라이프 스타일을 강조하는 데 머무르며 판매 부진에 빠졌단 평가를 받는다.


크록스가 미국 기업이란 점에서 중국 내 인기는 더 특별하다. 올해 2분기 크록스의 중국 매출 증가율은 30%에 달한다. 같은 기간 북미 매출이 6.4% 감소한 것과는 정반대다. 중국 마케팅 에이전시인 와이소셜의 올리비아 플롯닉은 "크록스는 젠지가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문화를 잘 담아낼 수 있는 제품"이라고 평했다.

/AFPBBNews=뉴스1

/AFPBBNews=뉴스1




'탐험가' 노린 중국 현지화 전략 주효

사실 크록스의 중국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WSJ에 따르면 크록스가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건 2006년이었지만 10년 넘게 이렇다 할 인기를 끌지 못했다. 전환점은 약 5년 전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시작하면서 찾아왔다.

앤드류 리스 크록스 CEO에 따르면 크록스는 우선 소비자를 두 부류, 즉 편안함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실속파'(feel-good) 유형과 대담한 패션 취향을 추구하는 '탐험가' 유형으로 나눴다. 이어 실속파가 주류인 미국과 달리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선 탐험가가 주류라고 판단, 크록스를 패션 아이템으로 밀어붙였다. 과감하게 굽을 높인 플랫폼 클로그를 선보이고 중국계 디자이너 왕펑청과 협업해 무릎까지 올라오는 바이커 스타일의 부츠도 출시했다. KFC와 협업한 갓 튀긴 치킨 향이 나는 치킨 모양 지비츠로 화제를 모으는가 하면 팝마트와 협업해 크라이베이비 테마 지비츠도 내놨다.

크록스는 광고부터 모델까지 중국 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중국 시장 광고는 콜로라도 본사가 아닌 상하이에서 기획되며 중국 연예계에서 가장 핫한 스타들이 모델로 기용된다. 2022년 이후 크록스의 중국 매출은 3배 이상 증가했다. 크록스는 중국 시장에서 얻은 이익의 상당 부분을 마케팅에 재투자한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많은 소비자가 크록스가 어느 나라 브랜드인지 모른다고 전했다. 크록스와 관련해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검색되는 게 "크록스는 왜 이렇게 비싼가?"와 "크록스는 어느 나라 브랜드인가?"일 정도다.


전문가들은 해외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크록스에서 배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걸 파악하고 최대한 현지화하라는 의미다. 중국 청년 트렌드를 연구하는 영차이나그룹의 자크 디히트발트는 "크록스는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플레이북을 실행했다"며 "그것도 아주 잘해냈다"고 말했다.

사진=크록스 차이나 웹사이트

사진=크록스 차이나 웹사이트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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