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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1심,‘수뇌부’ 물음표 남겼다…유동규는 ‘중간관리자’[세상&]

헤럴드경제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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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를 뒤흔들었던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에 대한 첫 법원 판단이 나왔다. 4년 가까이 사건을 심리한 1심 재판부는 성남시 관계자들과 대장동 민간업자들 사이에 오랜 유착관계가 형성됐고 특혜를 받은 민간업자들이 천문학적인 이익을 얻었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핵심 피고인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검찰 구형량보다 높은 형을 선고해 엄벌을 내리면서도 유 전 본부장은 ‘중간 관리자’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장동 개발비리에 성남시 수뇌부의 관여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대장동 민간업자 법정구속…“민관유착으로 사업자 내정”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2부(부장 조형우)는 지난달 31일 업무상배임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영학 회계사, 남욱 변호사, 정민용 변호사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김만배 씨에게 징역 8년에 추징금 428억원, 유 전 본부장에게 징역 8년과 벌금 4억원 및 8억 1000만원 추징을 선고했다. 또 남욱 변호사 징역 4년, 정영학 회계사 징역 5년, 정민용 변호사 징역 6년에 벌금 38억과 37억원 추징을 선고했다. 모두 법정구속됐다. 검찰은 지난 6월 결심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이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점, 윗선의 지시를 받은 점 등을 고려해 징역 7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은 피고인들은 장기간에 걸쳐 금품 제공 등을 매개로 형성한 유착관계에 따라 서로 결탁해 일련의 부패범죄”라며 “유착관계 형성과 사업자 내정에 따라 민간업자들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바 사업시행자 선정 과정의 공정성, 청렴성과 사회 일반의 신뢰를 현저히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첫 번째 쟁점은 김 씨 등 대장동 민간업자들이 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이 적절했는지 여부다. 재판부는 성남시 관계자들과 대장동 민간업자들 사이에 유착관계가 형성됐고 사실상 대장동 사업자로 내정된 상태였다고 봤다.

1심 재판부는 “유동규와 정민용은 민간업자들의 요구사항을 공모지침서에 반영했다”며 “김만배가 유동규 등에게 개발이익 중 자신의 지분 일부 상당액을 배분했다고 약속했다. 사실상 사업시행자로 내정했다”고 했다. 형식적인 공모 과정이 있기는 했지만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공모지침서를 수정하는 등 특혜를 줬다는 취지다.

두 번째 쟁점은 유 전 본부장 등이 사업 과정에서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이익을 몰아주고 성남도개공에 손해를 끼쳤는지다. 재판부는 성남도개공에서 일하던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가 ▷사업방식 ▷공모지침서 ▷이익 배분 방식 등에서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사가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수행한 역할과 비중 등에 비추어 최소한 출자지분율에 상응하는 이익을 배당받아야 했다”며 “유동규는 예상 개발이익이 4000억~50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대장동 개발은 ‘성남의뜰’이라는 합작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진행됐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성남의뜰 지분의 50%+1주를 가진 대주주였다. 하지만 성남의뜰 컨소시엄 간 주주협약서에는 지분율에 따라 배당하는 방식 대신 성남도공이 1822억원 이상 배당금을 받을 수 없게 하는 조항이 담겨 있었다. 이 과정에서 유 전 실장과 정 변호사가 성남도개공 관계자로서 임무를 져버려 업무상 배임 혐의가 인정된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정진상, 김용 언급…성남시 ‘수뇌부’ 물음표 남겼다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에게 중형을 선고하면서도 ‘수뇌부’의 존재를 강조했다. 재판부는 “유동규 피고인이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주요 사항 모두를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는 않았다. 성남시 수뇌부가 주요 결정을 하는 데 있어 민간업자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등 ‘중간관리자’ 역할을 주로 담당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특혜를 주는 과정에 ‘윗선’이 있다는 의심을 남긴 셈이다.

실제 재판부가 2시간 30분 가까이 선고하는 과정에서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언급됐다. 2013년부터 남욱 변호사 등이 유 전 본부장, 정 전 실장, 김 전 부원장에게 여러차례 술자리를 제공했고 2014년 이재명 성남시장 재선에도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만배, 남욱, 정영학이 성남도개공 설립과 이재명 시장 재선에 기여한 것은 유동규를 통해 정진상에게 전달됐다”며 “남욱은 2014년 4월부터 6월까지 이모씨로부터 수억원의 선거자금을 조성해 유동규 등에 전달하고 재선 이후에도 같은 방법으로 전달했다”고 했다.

또 유 전 본부장과 대장동 민간업자들이 천화동인의 지분과 개발이익 분배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들의 신빙성이 높다고 평가하면서, 이익을 나눌 또 다른 대상이 있다는 점을 암시했다.

재판부는 “유동규 피고인은 2015년 초 남욱, 정영학 앞에서 ‘김만배 지분의 16.5%인가 14.5%만 내 것이고 나머지는 이쪽거다. 이쪽 식구들 많잖아’라는 발언을 했다. 유동규뿐 아니라 남욱도 같은 말을 더 자세히 한다”며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을 채택했다.

유 전 본부장의 증언이 2020년 10월 노래방에서 김 씨 등이 나눈 대화 녹취록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만배 피고인이 공식적으로 본인 지분이 45%로 가장 많지만 (2020년 10월) 대화에서 ‘남욱 지분이 25%로 민간업자 중 가장 많다’고 말했다”며 “김만배 피고인의 지분 전부가 본인 것이 아니라는 의미”라고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과 정 전 실장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별도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해당 재판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3부(부장 이진관)가 심리 중이다. 재판부는 이 대통령의 당선 이후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84조에 따라 이 대통령 재판은 정지하고, 함께 기소된 정 전 실장에 대한 재판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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