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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조병규 ‘뉴질랜드 학폭 논란’ 폭로자에 40억 소송 걸었다…결과는? [세상&]

헤럴드경제 안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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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폭로자 “뉴질랜드서 학교폭력 당했다”
조병규, 폭로자 명예훼손 고소했지만 불송치
40억대 민사소송 제기했으나 “허위 단정 어렵다” 패소
조병규. [사진=민선유 기자]

조병규. [사진=민선유 기자]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였던 배우 조병규가 폭로자를 상대로 40억원을 청구했으나 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폭로글이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37민사부(부장 이상원)는 조병규와 그의 전 소속사 HB엔터테인먼트가 폭로자 A씨를 상대로 “40억 6416만 6667원을 배상하라”며 낸 소송에서 조씨 측 패소로 판결했다. 법원은 조씨 측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소송 비용도 조씨 측이 부담하라고 했다.

이 사건은 지난 2021년 2월 19일 A씨가 SNS를 통해 “뉴질랜드에서 재학할 때 조병규에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했다. 앞서 조씨에 대해선 2018년부터 3건의 학교폭력 논란이 일었다. A씨는 4번째로 학교폭력 피해를 폭로하며 “뉴질랜드 유학 시절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조씨가 간식을 구입하도록 시켰고, 노래방 비용을 계산하게 시켰으며, 발로 차고 우산, 마이크로 때리는 등 빈번하게 구타했다고 밝혔다. 또한 어머니와 함께 만든 투석기 모형을 빼앗아 부수고, 그 부품인 고무줄을 본인에게 겨냥해 쐈다고 적었다. 단체로 욕설하며 위협을 가한 적도 빈번했다고 했다.

A씨는 사진, 학교 인증을 추가로 공개하며 자세히 설명했지만 소속사 측은 “사실 무근”이라며 “선처 없이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은 진실공방을 벌였다. A씨는 “100억을 걸고 검증하겠다”고 했다가 폭로글을 삭제했다. A씨는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하여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후 조씨의 학교폭력 논란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은 채 잊혔다. A씨에 앞서 불거진 3건의 학폭 가해자 주장 중 2건도 게시물 작성자가 글을 자진 삭제했다. 나머지 1건은 작성자가 허위사실 게시를 인정했다.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조씨에 대한 학교폭력 논란에 대한 법적 판단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는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지만 불송치 결정됐다. 동시에 40억대 민사소송을 걸었으나 패소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A씨를 검찰에 넘기는 대신 불송치 결정했다. 경찰은 “A씨 외삼촌의 진술로 A씨가 해당 게시글을 게시한 사실은 확인된다”면서도 “뉴질랜드로 출국해 현재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A씨가 작성한 게시글의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 민사 소송에서도 조씨가 패소했다. 재판 과정에서 조씨 측은 “A씨가 허위 글을 적시함으로써 명예를 훼손했다”며 “광고모델 하차, 광고·드라마·영화·예능 출연 취소 등으로 총 40억여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위자료 2억원를 합한 금액을 A씨가 배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씨와 소속사는 변호사를 선임하고 각종 증거·자류를 제출했지만 A씨는 뉴질랜드에 있는 관계로 법적 대응을 하지 못했다. 반박 서류를 제출하지도 못했다. 재판은 공시송달 형태로 진행됐다. 공시송달이란 당사자에게 서류를 전달할 수 없을 때 관보 등에 일정 기간 이를 게시해 송달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법원은 조씨가 제출한 증거만 살펴봤음에도 불구하고 조씨 측 패소로 판결했다. 1심 법원은 “조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A씨가 올린 게시글 내용이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그 근거로 “조씨의 지인이 A씨와 6개월에 걸쳐 이번 사건에 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이는데 A씨가 지인에게 허위 사실을 게시했다고 인정하는 메시지 내용이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조씨 입장에선 지인을 통해 관련 자료를 충분히 수집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A씨가 허위라고 인정한 적이 있다면 증거로 제출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씨 측은 “A씨가 해당 게시글을 삭제한 것이 허위라고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A씨는 조씨 측 법률대리인의 의견을 듣고 고소 및 막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응해야 한다는 두려움에 게시글을 삭제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한국에선 사실 적시 명예훼손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더욱 두려움을 느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조씨 측은 본인의 지인 20여명이 작성한 진술서도 제출했다. 학교폭력 논란을 부인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이들은 모두 조씨가 국내에서 관계를 맺은 사람들”이라며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사건의 사실관계를 이들을 통해 확인하긴 어렵다”며 배척했다.

지인 중에선 조씨와 뉴질랜드 유학 시절을 함께 한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법원은 “이들은 조씨와 상당한 친분이 있다고 인정되는 이들”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끝으로, 재판부는 “어떠한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한다는 게 쉽지 않다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조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해당 게시글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할 충분한 증거라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아직 이 판결은 확정되지 않았다. 조씨 측에서 “1심 판결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항소했다. 2심이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1심 판결 선고 5일 뒤 소속사인 HB엔터테인먼트는 조병규와 결별했다. 당시 소속사는 “조병규 배우와 전속계약이 종료되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조병규는 지난 2015년에 데뷔했다. 흥행작인 ‘스카이 캐슬’에 출연해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경이로운 소문’ 등에서 주연을 맡았지만 지난 2021년 학교폭력 논란에 휘말리며 활동에 차질을 빚었다. 현재 연기, 패션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올 하반기 영화 ‘숨은 돈 찾기’로 복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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