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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재킷 디자인에 스며든 … 재즈 레전드들의 인생사

매일경제 김대은 기자(da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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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스톤 마틴의 멋진 세계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문학동네 펴냄, 1만8000원

데이비드 스톤 마틴의 멋진 세계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문학동네 펴냄, 1만8000원

음원 사이트에서 주로 음악을 듣는 요즘, 음반 겉표지에 주목하는 이는 많지 않다. 하지만 음악 애호가 중에서는 음악 그 자체뿐만 아니라 음반을 구성하는 디자인 등 세부적인 디테일까지 주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신간 '데이비드 스톤 마틴의 멋진 세계'는 재즈 애호가이자 LP 수집이 취미인 무라카미 하루키가 직접 레코드 188장의 재킷을 촬영해 책에 싣고 글을 덧붙인 에세이집이다.

책에 소개된 재킷들은 모두 전설적인 앨범 디자이너 데이비드 스톤 마틴(DSM)의 작품이다. DSM은 1913년 미국 시카고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시카고 미술학교에서 공부한 뒤 2차대전 도중 종군 화가로 활동한 이력을 지녔다.

저자는 먼저 전설적인 재즈 색소폰 연주자 찰리 파커의 음반을 소개하면서 그의 특이한 인생사를 풀어놓는다. 파커는 닭 요리를 좋아하는 탓에 별명이 '버드'였는데, 이에 걸맞게 DSM은 파커의 레코드 재킷에도 새를 많이 그렸다.

가령 1955년 발매된 음반 'The Magnificent'에서는 파커의 발 밑에 새 한 마리가 눈을 부라리고 드러누워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새가 죽었는지 마약으로 의식을 잃었는지, 아니면 연주가 훌륭해서 실신해버린 건지 알 수 없다. 그 옆에는 검은 새 한 마리가 무언가를 애도하는 듯 침사묵고(말 없이 정신을 모아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는 파커가 일생 내내 마약과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면서 끝내 34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사실을 시사한 것이다.

저자는 재즈 피아니스트 버드 파월의 음반을 소개하면서는 매우 중요한 단계나 가장 아슬아슬한 순간을 뜻하는 '고빗사위'라는 표현을 쓴다. 1956년 발매된 'Bud Powell's Moods'의 겉표지에는 색깔이 다른 버드 파월의 옆얼굴이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마주 보고 있다. 저자는 "파월은 한때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설명과 함께 "언제나 고빗사위에 서 있는 듯한 그의 연주는 결코 듣는 이를 편안하게 해주지 않는다. DSM의 일러스트에는 그런 고빗사위 느낌이 촉촉이 떠다니는 듯하다"는 감상평을 내놨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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