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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관부터 보잉747기까지…트럼프가 올해 받은 ‘선물’ 살펴보니

이데일리 방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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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상들 ‘눈도장’ 찍으려 ‘맞춤형’ 선물 공세
日, 순금 사무라이 투구·故아베 골프채 등 최다
카타르는 5700억원짜리 보잉 747기 쾌척
韓 신라 금관…‘노킹스’ 풍자 해석에 관심↑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에서 ‘선물 세례’를 받으면서, 그가 올해 세계 각국 정상들로부터 받았던 다른 선물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이재명 한국 대통령으로부터 고대 신라 금관 모형인 황금 왕관을 선물로 받으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이재명 한국 대통령으로부터 고대 신라 금관 모형인 황금 왕관을 선물로 받으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AFP)




CNN방송은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재집권한 이래 전례없는 수준의 ‘외교 선물’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며 전체 수령 목록을 공개했다. 취임 후 약 9개월 만에 언론에 공개된 선물만 16개에 달했으며, 상당수가 ‘금’(金)을 연상케 하는 선물이어서 주목된다.

CNN은 “이들 선물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취향과 정치적 이미지를 동시에 겨냥, ‘눈도장’을 찍기 위해 외교적으로 치밀하게 계산된 산물”이라며 “각국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근함과 존경을 표현하는 동시에 미국과의 유대 강화를 노린 전략적 행보를 보였다.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해도 최소한 좋은 사진 촬영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각국 정상들이 선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호의를 불러일으켜 궁극적으로 유리한 무역협정이나 새로운 안보협력 약속을 이끌어내려고 시도했다는 설명이다. 선물들은 때론 화려하고 때론 깊은 상징성을 내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물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에선 1966년에 제정된 ‘외국 선물 및 훈장법’(Foreign Gifts and Decorations Act)에 따라 대통령 등 연방 공직자는 외국 정부나 외교관으로부터 개인적으로 선물을 받을 수 없다.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선물은 미 정부 자산으로 귀속되며, 연방총무청(GSA)에 인계돼 관리된다. 현재 상한선은 480달러(약 68만원)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정부로부터 받은 고가의 선물을 투명하게 장부에 기록·신고한 뒤 GSA에 인계해야 한다. 정식 소유를 원한다면 시장가격을 지불하고 되사와야 한다. 그러나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시절에도 외국 지도자로부터 받은 선물 일부에 대해 신고 누락 의혹이 제기돼 민주당의 비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이후 해외 정상들로부터 받은 선물 목록이다.

2월 금 호출기·금 사무라이 투구·WBC 벨트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취임 후 가장 먼저 만난 해외 정상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다. 두 지도자는 2월 4일 백악관에서 회담을 개최했다. 이 때 네타냐후 총리는 금으로 도금된 호출기를 선물했다. 다만 이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 요원들을 제거하기 위해 폭발물로 개조한 장치여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소 불편한 선물로 느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불과 사흘 뒤인 7일 이시바 시게루 당시 일본 총리가 자신의 고향에서 제작된 금빛 사무라이 투구를 건넸다. 이어 같은 달 28일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첫 만남을 가졌는데, 자국 복서 올렉산드르 우시크가 지난해 획득한 세계복싱선수권대회(WBC) 벨트를 선물로 가져왔다. 두 정상이 회담 내내 설전을 벌인 탓에 이 벨트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사진=AFP)

(사진=AFP)




3월 토끼풀 화분·암살 저격 피한 초상화

다음으로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아일랜드의 미홀 마틴 총리다. 그는 3월 12일 아일랜드 대표 축제일인 ‘세인트패트릭데이’(성 패트릭의 날)에 맞춰 워터포드 크리스털 화분에 담긴 토끼풀(shamrock)을 선물했다. 이 봉헌식은 1950년대부터 매년 이어져 온 오랜 관례로, 아일랜드 총리는 매년 같은 선물을 들고 백악관을 찾아 양국의 우호관계를 기린다.

같은 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펜실베이니아 유세 도중 트럼프 대통령이 암살 저격을 피한 직후의 모습을 그린 초상화를 보냈다. 미 국무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감동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과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오른쪽).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과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오른쪽). (사진=AFP)




5월 골프용품·보잉 747 비행기

5월에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국가간 골프 교류 사진과 ‘카나나스키스 컨트리’ 골프용품을 증정했다. 그러나 이는 같은 달 카타르 왕실이 4억달러(약 5718억원)짜리 보잉 747 항공기를 선물하며 화제를 끌어모은 탓에 빠르게 묻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물받은 항공기를 차기 ‘에어포스원’(미 대통령 전용기)으로 활용한 뒤 대통령 도서관 재단에 기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5월 21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자국 명문 골프장을 소개하는 책과 프로골퍼 레티프 구센, 어니 엘스를 대동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도중 갑자기 “남아공에서 백인들이 집단 학살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분위기를 바꿔 그 의미가 퇴색했다.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의 모습. 1990년 취역한 이후 35년간 사용돼왔다. (사진=로이터)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의 모습. 1990년 취역한 이후 35년간 사용돼왔다. (사진=로이터)




6월~9월 혈통 증명서·골프채·영국 국기 등

6월에는 독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독일계 조부 출생증명서를 전달하며 혈통의 연결고리를 강조했고, 7월엔 스코틀랜드 제1장관 존 스위니가 트럼프 대통령의 어머니 메리 앤의 1921년 인구조사 기록과 증조부모 혼인증명서를 선물했다.

8월 트럼프 대통령과 두 번째 만남을 가진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사자가 쓰던 골프채를 전하며 우호를 다졌고, 푸틴 대통령은 알래스카 회담 후 다시 초상 사진을 보내왔다. 9월에는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미국 독립선언 250주년을 기념한 가죽 제본 서적과 트럼프 2기 취임식 당일 버킹엄궁에 게양됐던 영국 국기를 증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9일 백악관에서 볼로디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선물한 골프채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9일 백악관에서 볼로디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선물한 골프채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AFP)




10월 금장식 노벨상 추천서·골프 세트·금관

지난 14일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금으로 장식된 노벨평화상 추천장을 들고 워싱턴을 찾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200억달러 긴급 지원을 약속하며 화답했다.

이어 지난 28일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가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사용하던 퍼터와 골드볼, 일본인 최초로 메이저 골프 대회에서 우승한 히데키 마쓰야마의 사인이 담긴 가방을 유리 케이스에 담아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전 총리의 ‘골프 외교’ 우정을 기리는 선물이었다는 평가다.

바로 다음 날인 29일엔 이재명 대통령이 고대 신라 금관 복제품인 황금 왕관을 선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석에서 “지금이라도 써보고 싶다”며 웃었다.

친트럼프 진영에선 “왕의 품격에 걸맞은 선물”이라는 평가가 나왔으며, 미국에서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지속되고 있어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제왕적 통치 논란을 에둘러 풍자한 선물”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8월 22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선물로 준 초상 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8월 22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선물로 준 초상 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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