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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영화가 맵다… 입소문 타고 흥행한 '얼굴'·'세계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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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주인', "올해의 영화" 극찬 세례
'얼굴', 제작비 50배 수익 냈다
정덕현 "메가트렌드보다 다양성 추구해야"


영화 '세계의 주인'이 개봉 이후 독립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영화 '세계의 주인'이 개봉 이후 독립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작품의 규모와 흥행의 크기가 비례한다는 원칙에 금이 가고 있다. 상영관이 적다면 찾아가는 시대다.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관람객의 입소문은 자본을 쏟아부은 마케팅만큼 강한 힘을 발휘한다. 결국 웰 메이드는 통한다는 것을 뜻한다.

봉준호 김혜수 박정민까지…영화인이 극찬한 영화 탄생


지난 22일 개봉한 독립영화 '세계의 주인'이 뜨거운 반응으로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개봉 닷새 만에 3만 관객을 돌파하더니 열흘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누적 관객 수 5만 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전국 상영관 가운데 차지하고 있는 스크린 비율을 감안하면 괄목할 성과다. 여기에 평단과 실관람객 사이에선 올해의 영화라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의 주인'은 인싸와 관종 사이 속을 알 수 없는 열여덟 여고생 '주인'이 전교생이 참여한 서명운동을 홀로 거부한 뒤 의문의 쪽지를 받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우리들', '우리집' 등을 통해 섬세한 연출력과 표현력을 인정받은 윤가은 감독이 6년 만에 내놓은 세 번째 장편 영화다.

개봉 이후 영화인들의 열렬한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 배우 김혜수를 비롯해 김태리, 박정민, 고아성이 릴레이 응원을 하는가 하면 봉준호 감독은 GV를 통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 배우 정유미는 자신의 SNS에 "이 영화를 만날 수 있어서 고맙다"는 뭉클한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대작들 가운데 '세계의 주인'이 빛을 볼 수 있었던 건 작품이 가진 다양성이 큰 몫을 차지한다. '단짠'의 콘텐츠 사이에서 슴슴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메시지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그도 그럴 게 장르물이 대세인 시장에서 '세계의 주인'은 누구나 살면서 한 번은 느껴봤을 법한 감정과 한편에 숨겨놨던 마음을 툭툭 건드린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흥행을 예고한다. 개봉 전 한국 영화 최초이자 유일한 작품으로 토론토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세계의 주인'은 핑야오국제영화제, 바르샤바국제영화제, BFI런던영화제, 도쿄필맥스영화제에 이어 제22회 홍콩아시안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는 기염을 토했다.


연상호 감독과 배우 박정민의 재회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영화 '얼굴'이 제작비 2억 원으로 100억 원의 수익을 거두는 성과를 이뤘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연상호 감독과 배우 박정민의 재회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영화 '얼굴'이 제작비 2억 원으로 100억 원의 수익을 거두는 성과를 이뤘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얼굴', 2억으로 102억 벌었다


제작비의 50배에 달하는 수익을 낸 저예산 영화도 있다.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영화 '얼굴'이다.

'얼굴'은 앞을 못 보지만 전각 분양의 장인으로 거듭난 임영규와 살아가던 아들 임동환이 40년간 묻혀 있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이 출연한다.

'얼굴'은 개봉 이후 꾸준한 호평과 입소문으로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무엇보다 순제작비 2억 원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누적 매출액 약 102억 원을 넘기는 기록적인 성과를 이뤘다. 연상호 감독은 20여 명의 스태프와 함께 통상적인 상업 영화의 3분의 1 수준의 회차로 '얼굴'을 완성했다. 작품에서 활약한 박정민은 노개런티로 출연을 결정했다.


'부산행'으로 천만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연상호 감독과 연기력, 화제성을 겸비한 배우들이 힘을 보탠 도전이었다. 당초 연 감독은 기존의 제작 방식에서 벗어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저예산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얼굴'의 흥행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다양성보다 안전한 길을 택하는 영화 업계를 향한 일침이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본지와의 대화에서 "지금까지 멀티플렉스가 유지해왔던 공식만 통하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저예산이라고 해도 충분히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처럼 메가트렌드로 사람들을 모으려는 방식은 유효하지 않다"며 "취향의 시대에선 개개인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 시킬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다양성을 가져가는 것이 극장의 살길"이라고 조언했다.

김연주 기자 yeonju.kim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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