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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교차 속 찰나의 애절함…발레 '언더 더 트리즈 보이시스'

연합뉴스 박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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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발레단 국내 초연…안무 허용순 "伊작곡가 에지오 보소 향한 마음 담아"
내달 2일까지 한스 판 마넨 '캄머발레'와 더블빌 공연
서울시발레단 '언더 더 트리즈 보이시스'서울시발레단이 30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한스 판 마넨×허용순' 프레스콜에서 허용순 안무가의 '언더 더 트리즈 보이시스'를 시연하고 있다. 2025.10.30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시발레단 '언더 더 트리즈 보이시스'
서울시발레단이 30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한스 판 마넨×허용순' 프레스콜에서 허용순 안무가의 '언더 더 트리즈 보이시스'를 시연하고 있다. 2025.10.30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검은색, 흰색, 빨간색, 갈색, 녹색, 보라색 등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12명의 무용수가 무대에 등장한다.

이들은 쉴 새 없이 움직이며 무대를 채워나간다. 무대 좌우로, 앞뒤로, 대각선으로 움직이며 교차하는 이들은 짝지어 역동적인 안무를 선보인다. 몸이 얽히고설키는 찰나, 같이 춤을 추는 무용수를 향한 애절한 눈빛이 떠올랐다가 사라진다.

"에지오 보소는 이탈리아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예요. 저한테는 너무나 많은 영감을 주신 분이에요. 아쉽게도 벌써 우리를 떠나셨는데요. 이분에게 제 마음을 바치는 느낌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허용순 안무가가 30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서울시발레단의 '언더 더 트리즈 보이시스'(Under The Trees' Voices)를 이렇게 소개했다.

에지오 보소는 이탈리아 작곡가이자 지휘자, 피아니스트, 더블베이스 연주자로 활동한 음악가로 신경퇴행성 질환을 앓다가 2020년 48세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허용순은 보소를 기려 그의 교향곡 2번을 바탕으로 '언더 더 트리즈 보이시스'를 창작해 지난해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극장에서 초연했다. 국내에서 선보이는 것은 이번 서울시발레단의 공연이 처음이다.


서울시발레단은 30일부터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허용순의 '언더 더 트리즈 보이시스'와 한스 판 마넨의 '캄머발레'를 더블빌(두 개 작품을 동시에 공연하는 방식) 형태로 선보인다.

'한스 판 마넨×허용순' 프레스콜허용순 안무가가 30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한스 판 마넨×허용순' 프레스콜에서 자신이 안무한 '언더 더 트리즈 보이시스'를 설명하고 있다. 2025.10.30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한스 판 마넨×허용순' 프레스콜
허용순 안무가가 30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한스 판 마넨×허용순' 프레스콜에서 자신이 안무한 '언더 더 트리즈 보이시스'를 설명하고 있다. 2025.10.30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허용순은 보소와 여배우 알바 파리에티의 관계를 소재로 애도를 드러냈다. 보소의 삶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파리에티는 인터뷰에서 보소를 향한 사랑과 경외심을 표현한 적이 있다. 파리에티를 대변하는 여성 주역 무용수는 몸짓과 눈빛으로 상실감을 표현했다. 이번 공연에 서울시발레단 객원 수석으로 합류한 강효정 드레스덴 젬퍼오퍼 발레단 수석 무용수가 무대에 등장해 힘찬 움직임 속에서 애처로운 시선으로 여운을 남겼다.

공연은 보소의 말들도 소재로 했다. "음악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 바로 듣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와 같은 그의 말이 이탈리아어 음성과 한글 자막으로 나오고 지휘봉을 든 남자 무용수가 등장해 보소를 대변했다. 보소의 음악도 움직임의 소재가 됐다. 반복되고 점증하는 강렬한 음악과 이에 맞춰 강도를 더해가는 안무의 조합이 몰입감 있게 펼쳐졌다.


허용순은 "관객께서 이 작품을 통해 보소의 음악 세계를 나누고 들어보셨으면 한다"며 "컨템퍼러리 발레가 여러분 가슴에 다가가 기쁜 마음과 열정이 넘치는 에너지를 받고 돌아가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발레단 '언더 더 트리즈 보이시스'서울시발레단이 30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한스 판 마넨×허용순' 프레스콜에서 허용순이 안무한 '언더 더 트리즈 보이시스'를 시연하고 있다. 2025.10.30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시발레단 '언더 더 트리즈 보이시스'
서울시발레단이 30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한스 판 마넨×허용순' 프레스콜에서 허용순이 안무한 '언더 더 트리즈 보이시스'를 시연하고 있다. 2025.10.30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날 서울시발레단은 한스 판 마넨의 '캄머발레'도 시연했다.

서울시발레단이 지난해 아시아 최초로 선보인 이 작품은 한정된 공간 속에서 무용수들의 정교한 움직임을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캄머'(Kammer)는 독일어로 '작은 방'이라는 의미다. 다채로운 색의 옷을 입은 남녀 무용수들은 피아노 건반에 맞춰 동적인 움직임과 정적인 안무를 오갔다.


'언더 더 트리즈 보이시스'와 '캄머발레' 더블빌 공연은 다음 달 2일까지 이어진다.

서울시발레단 '캄머발레'서울시발레단이 30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한스 판 마넨×허용순' 프레스콜에서 한스 판 마넨이 안무한 '캄머발레'를 시연하고 있다. 2025.10.30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시발레단 '캄머발레'
서울시발레단이 30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한스 판 마넨×허용순' 프레스콜에서 한스 판 마넨이 안무한 '캄머발레'를 시연하고 있다. 2025.10.30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ncounter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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