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허용 여부는 실무협상에 달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 확대 오찬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 사진=뉴스1 |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핵추진잠수함(SSN·핵잠) 도입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맞춤형 외교 전략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의 최우선 과제인 '중국 견제'에 동맹인 한국이 함께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호응을 얻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이 공개 발언을 중국이 문제삼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향후 대중 관계 관리가 숙제로 남았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한국이 현재 보유한 구식이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디젤 잠수함 대신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측 잠수함에 대한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핵잠 연료 확보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두 정상이 핵잠 도입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6월 개정된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한국은 연구 분야에서만 미국 동의 아래 20% 미만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가 가능하다.
반면 일본은 1988년 7월 미일 원자력협정을 체결해 20% 미만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에 대해 포괄적 동의를 얻었다. 포괄적 동의란 사전에 지정한 조건을 정하고 그 범위만 벗어나지 않으면 모든 과정을 승인하는 것으로, 사실상 제한이 없는 셈이다.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면 저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이 분리되는데, 플루토늄은 핵무기 제작에 쓰일 수 있다. 저농축 우라늄도 고농축 우라늄으로 만들어 핵무기로 쓸 수 있지만 일본도 이 부분은 금지된다. 이 때문에 일본은 유사시 플루토늄으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어 '핵무장 잠재력'을 확보한 국가라 부른다.
경북 경주에 위치한 월성원자력본부 월성 2호기의 사용후핵연료 습식저장시설(수조)의 모습. / 사진=머니투데이DB |
한국이 추후 미국과의 실무 협상에서 일본 수준으로 핵무장 잠재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이다. 우선 20% 미만 우라늄 농축은 한미 정상이 핵잠 도입에 합의한 만큼 실무 협상에서 풀릴 가능성이 높다. 핵잠에는 20% 미만 저농축 우라늄부터 90% 내외 고농축 우라늄까지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현행 한미 원자력협정은 '어떠한 군사적 목적도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군사적 전용을 허용할 경우 미국 내 반대에도 부딪힐 수 있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트랙을 벗어나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 사례처럼 핵잠에 국한한 한미 간 새로운 협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플루토늄 생산이 가능한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에 대해선 협상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등 안보팀은 그동안 미국 측에 환경적·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핵연료 재처리를 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핵잠 발언으로 비핵화를 강조하는 미국 국무부 등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용훈 KAIST(한국과학기술원)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의 핵잠 도입 발언으로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관련 협상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미국에는 한국의 핵무장 잠재력 확보를 우려하는 매파들이 많아 실무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핵잠 발언을 한 것은 실무 단계에서 막힌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를 한 번에 뚫으려는 나름의 승부수였다고 본다"면서도 "결과적으로 핵잠 승인을 받았지만, 미국 내 한국 핵무장 우려로 실무협상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을 북한과 같은 부류로 평가한 점도 중국에 일정 부분 설명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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