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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원장,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 수사 비판…"인권 보장 못 받아"

이데일리 염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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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장 성명
"문맹 父, 경계선 장애 딸…자백강요한 수사기관"
"수사 인권 보호, 사회적 약자에 충실히 보장돼야"
[이데일리 염정인 기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이 최근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이 나온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에 대해 수사기관을 비판했다. 장애가 있는 이들에 대해 인권을 도외시한 강압적인 수사를 했고 그로 인해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보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사진=인권위)

국가인권위원회(사진=인권위)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30일 성명을 통해 “수사기관의 수사와 법원의 재판, 형 집행 등은 국가의 공권력 행사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행위”라며 “이 과정에서 피고인의 인권이 충실히 보장돼야 하고, 특히 장애인, 아동·청소년 등 취약한 지위에 있는 사회적 약자의 경우에는 실질적 이해와 명확한 의사표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보호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09년 7월 전남 순천에서는 이른바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이 발생했다. 주민 4명이 청산가리가 혼합된 막걸리를 나눠 마신 뒤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는데, 검찰은 숨진 여성 최씨의 남편과 딸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이후 유죄가 확정돼 아버지는 무기징역, 딸은 징역 20년을 선고 받았다.

이들은 2022년 1월 검찰의 위법·부당 수사를 이유로 재심 재판을 청구했고 지난 28일 광주고등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이의영)은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지목했던 범행 동기와 방법, 자백 증거를 배척했다.

이와 관련해 안 위원장은 “당시 아버지는 문맹, 딸은 경계선장애가 있었음에도 수사기관은 이에 대한 고려 없이 오히려 취약성을 이용해 자백을 강요했다”며 “부녀는 수사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수갑과 포승줄에 결박된 상태로 장시간 수사관의 질문을 받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헌법 및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하는 △변호인 조력권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권리 △피의자신문조서 열람권 등을 보장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안 위원장은 “이 사건의 재심 판결은 수사 당시 자백의 임의성이 확보되지 않았고, 강압수사로 인해 형사절차상 기본권이 보장되지 않았다는 점을 법원이 인정하면서 무죄를 선고한 것”이라며 “검찰은 상고 여부 검토에 있어 관행적 불복절차에 따를 것이 아니라 재심이 피고인의 권리 회복에 중심 가치를 두고 있다는 본질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형사절차 전반에 있어 인권 보호가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가를 환기하고 사회적 약자 인권보장체계를 재정비할 필요성이 있다”며 “인권위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보다 면밀히 법 제도와 관행을 살펴보고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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