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관 복제 '40여 년' 금속 공예가
천마총 금관만 100개 이상 제작
연락 받고 매일 10시간씩 몰두
"선물 전달 모습 보며 뿌듯해"
황금빛 넥타이를 맨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한 신라 '천마총 금관'은 성공적으로 종료된 한미 정상회담을 상징하는 장면 중 하나다. 이 금관을 제작한 금속문화유산 복제전문가 김진배(63)씨는 30일 전화 인터뷰에서 "외교부가 어디 선물을 준다고 해서 평소대로 만들다 마지막에 받는 사람 이름을 새기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한테 준다'는 문구를 전달 받았다"며 "금관을 만들 때마다 늘 최선을 다하지만 선물의 주인공을 알고 나서는 마음의 정성을 더 넣었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외교부가 금관 복제품 제작을 의뢰한 것은 추석 연휴 다음 날인 이달 10일. 그는 "어떤 용도인지 얘기하지 않고 28일까지 금관을 만들어달라고만 했다"며 "대신 신라의 여러 금관 가운데 천마총 금관을 콕 찍어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천마총 금관은 현재까지 전해지는 신라시대 금관 6개 가운데서도 가장 크고 아름다운 것으로 평가되는 국보다. 신라 22대 왕인 지증왕이 썼던 것으로 추정된다. 높이가 32.5㎝, 머리띠 둘레가 63㎝에 이르는 대관(大冠)이다.
천마총 금관만 100개 이상 제작
연락 받고 매일 10시간씩 몰두
"선물 전달 모습 보며 뿌듯해"
김진배씨가 경북 경주시 하동민속공예촌 내 삼성방에서 금관을 제작하고 있다. 본인 제공 |
"금관을 만들면 마지막에 명패를 새기는데, 그때 트럼프 대통령 선물인 걸 알았습니다."
황금빛 넥타이를 맨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한 신라 '천마총 금관'은 성공적으로 종료된 한미 정상회담을 상징하는 장면 중 하나다. 이 금관을 제작한 금속문화유산 복제전문가 김진배(63)씨는 30일 전화 인터뷰에서 "외교부가 어디 선물을 준다고 해서 평소대로 만들다 마지막에 받는 사람 이름을 새기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한테 준다'는 문구를 전달 받았다"며 "금관을 만들 때마다 늘 최선을 다하지만 선물의 주인공을 알고 나서는 마음의 정성을 더 넣었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외교부가 금관 복제품 제작을 의뢰한 것은 추석 연휴 다음 날인 이달 10일. 그는 "어떤 용도인지 얘기하지 않고 28일까지 금관을 만들어달라고만 했다"며 "대신 신라의 여러 금관 가운데 천마총 금관을 콕 찍어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천마총 금관은 현재까지 전해지는 신라시대 금관 6개 가운데서도 가장 크고 아름다운 것으로 평가되는 국보다. 신라 22대 왕인 지증왕이 썼던 것으로 추정된다. 높이가 32.5㎝, 머리띠 둘레가 63㎝에 이르는 대관(大冠)이다.
김씨는 도금한 동판을 일일이 잘라 머리띠와 '출(出)'자 모양 장식을 만들었다. 화려하게 반짝이는 동그란 쇠붙이 장식(달개) 380여 개와 푸른 빛 곱은옥 58개도 손수 제작했다. 모두 수작업인데다 촉박한 일정 탓에 매일 10시간 이상 매달렸다. 대를 이어 유물 복제 길을 걷는 아들 준연(34)씨도 힘을 보탰다.
김씨는 "동판을 얇게 두드리고 잘라 지름 1㎝ 달개를 만들어 도금한 철사를 끼우고 꼬아 본체에 하나하나 고정했다"며 "금관 전체를 순금으로 만들었다면 제작비가 3억 원 가까이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배씨가 아들 준연씨와 함께 경북 경주시 삼성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해질 금관을 만들고 있다. 김진배씨 제공 |
김씨는 아버지(금속공예 명장 김인태)의 대를 이어 1980년대부터 금속공예 외길을 걸어 왔다. 2008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의뢰를 받아 황남대총 북분 출토 금관과 금제 허리띠 10점 등을 만들어 해외 박물관의 한국 전시실로 보내기도 했다. 경북 경주시 하동민속공예촌에서 '삼성방'을 운영하며 금속공예 장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씨는 방송 화면으로 이 대통령이 금관을 전달하는 순간을 지켜봤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천마총 금관만 100개 넘게 만들었는데 국가 원수를 위한 금관은 처음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무척 흡족해 보여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주 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치러지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하던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주=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