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유행)을 거치며 영화산업이 위축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급성장한 가운데 제작업계 종사자들의 노동 환경이 악화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많은 제작사들이 영화 대신 OTT 시리즈 등 드라마 제작에 집중하면서 영화계에서 준수했던 표준근로계약서조차 지키지 않아 제작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손솔 의원(진보당)은 이상길 영화노동조합 사무국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OTT 기반 시리즈 및 드라마에 영화산업 노동자들이 대거 참여했고 이후 노동환경이 많이 나빠진 것으로 안다"며 "노동환경이 어떻게 악화됐고 어떤 개선책이 필요한 지 말해달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상길 사무국장은 "OTT 성장 시기 영화 스태프만 옮겨 온 것이 아니라 제작사도 OTT 시리즈를 제작하는 형태로 변했다"며 "문제는 옮겨 간 제작사들이 영화계에서 사용했던 표준근로계약서 대신 방송 드라마 관행에 따라서 업무 위탁 및 하도급 등의 용역계약을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영화진흥회위원회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66% 수준이었던 근로표준계약서 사용률은 2년 만인 2024년 들어 37.8%로 급감했다. 같은 시기 용역계약은 22.8%에서 49.7%로 2배 늘었다.
이 사무국장은 "4대 보험 가입률도 줄어드는 등 스태프의 직업적 안정성이 떨어졌다. 방송 산업에도 표준근로계약서가 있지만 드라마·시리즈 제작 현장에 정착시키지 못했다"며 "이런 제작 관행이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있던 영화 산업 제작 현장의 역으로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화, 드라마, 시리즈를 만들 때 제작사는 현장 제작 스태프의 업무에 대해 일시, 장소, 인사 등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갖는다"며 "제작사와 스태프 관계의 실질은 근로계약인 것이며 악화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OTT 시리즈와 방송 드라마의 표준근로계약 사용을 의무화하기 위한 실효적 방안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영화 제작 환경의 변화는 제작 종사자들의 소득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더불어 오랫동안 거론되고 있으나 시행되지 않고 있는 '표준보수지침'도 화두로 떠올랐다.
표준보수지침은 영화산업 내 보수체계를 개선하는 등 공정 근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3조의3(표준보수에 관한 지침)'에 따라 마련·공표됐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2015년부터 총 다섯 차례 연구를 거쳐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시장 임금을 반영해 직군·직급별 기준 금액을 정하고 전체 예산 규모에 따라 합리적으로 조정토록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 사무국장은 "회사와 스태프 모두에게 업계 내 임금 기준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영화 등 영상 제작이 올바른 산업화가 되려면 정부 지원 정책에도 예산 설계의 정확성이 필요하다"며 "정확한 임금 데이터 수집을 바탕으로 산업 내 노사 모두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돼 5년, 10년 이상 숙련도를 가진 스태프가 업계를 떠나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교홍 문체위원장은 "영화 제작 편수가 줄면서 제작사나 스태프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게 반복되면 영화 생태계가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며 "넷플릭스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나 '폭싹 속았수다'의 그늘에는 어려운 영화산업이 있다는 것을 문체부 장관이 숙지해서 제대로 된 산업 활성화를 꾀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첨언했다.
이에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우리 영상산업에서 제작 종사자분들은 핵심 기반인 데 영화산업이 무너지면서 관련 생태계도 붕괴된 현실"이라며 "생태계가 무너지면 저희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이 부분은 제대로 준수될 수 있도록 챙기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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