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망 외교안보부 북한팀장 |
"북미 정상 간 깜짝회동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한 당국자의 말이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결단'에 달렸는데, 그중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한층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기에 앞서 "(김정은과)만날 의사가 100% 있다. 북한은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무기를 보유한 나라)"라고 말한 것에 뒤이어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제재"를 언급하고, "나는 한국에 있을 것이기 때문에 바로 그쪽으로 갈 수 있다"라면서 직접 북한에 들어갈 의사를 내비치며 그 수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와 다른 생각을 가진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사는 "단순 수사적 표현의 확대"일 뿐 발언 강도가 상승했다는 것만으로 "회담의 실무·절차적 진전을 단정하긴 어렵다"고 비관적으로 평가한다.
김 총비서의 최측근인 최선희 외무상이 갑자기 러시아에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접견을 한 것을 두고도 해석은 갈린다. 희망적 사고자는 "미국과 접촉 전 러시아와 사전 협의"를 위해서라고 평가하지만, 비관적 사고자는 "외교 핵심 라인 없인 절대 북미 정상 회동이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러브콜'에도 북한이 중러관계를 부각한 것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김 총비서가 지난 24일 중국군 열사능원을 참배하고, 23일 러시아 파병군 전투위훈기념관을 착공한 것에 대해 희망적 사고자들은 "미국과 회동 전 중러 관계 다지기"라고 해석하는 반면 비관적 사고자들은 "러브콜 외면"이라고 단정한다.
왜 이렇게 평가가 갈릴까. 정보가 달라서가 아니다. 사실 이들이 보는 정보는 별반 차이가 없다. 외교·안보 정보 흐름의 중심에 있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지난 26일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제가 알고 있는 정보나 지식이 여러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도 트럼프 대통령 보도를 본 정도"라고 밝히기도 했다.
갈림의 이유는 '관점'이다. 그리고 그 관점은 '깜짝회동'이 가져다주는 결과를 다르게 이해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한쪽은 깜짝회동만으로도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자리 잡을 기반이 마련되고 남북 관계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 기대하지만, 다른 쪽은 우리 정부의 운신 폭을 좁히고 결국 북핵 용인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당장 누구 판단이 맞는진 알 수 없다. 다만 자신이 믿고 싶은 형태의 '점쟁이식' 분석과 해석은 소모적일 뿐이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다.
'희망적 사고'가 환상이었을지, '비관적 사고'가 편향이었을지를 가를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총비서다. 이는 한국 정부가 남북 관계를 주도적으로 할 수 없다는 난처하고 무기력한 상황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해 씁쓸한 마음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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