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9월 유엔총회 이어
APEC서 美·中·日 정상 만나
한반도 END구상 지지 구할듯
트럼프는 미북회동 거듭 제안
정동영 “조만간 北 입장표명”
조현 “北, 대화 청구서 키울것”
美국무부는 “비핵화목표 여전”
APEC서 美·中·日 정상 만나
한반도 END구상 지지 구할듯
트럼프는 미북회동 거듭 제안
정동영 “조만간 北 입장표명”
조현 “北, 대화 청구서 키울것”
美국무부는 “비핵화목표 여전”
유엔 총회 기조연설하는 이재명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반도 평화’ 청사진을 밝힌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발표했던 평화 구상인 ‘END 이니셔티브’를 바탕으로 북한과 대화·협력을 재개하고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을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28일 오후 경주를 찾아 APEC 정상회의 일정뿐만 아니라 △한미 정상회담(10월 29일) △한일 정상회담(10월 30일) △한중 정상회담(11월 1일) 의제를 살펴봤다. 이 대통령은 APEC 21개 회원국을 만나고 미·일·중 정상과의 연쇄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번영을 위한 긴밀한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은 일종의 핵 보유국(Newclear Power)”이라며 한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메시지를 계속 발신하는 상황에서 미·북 깜짝 회동 가능성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END 이니셔티브를 비롯한 한반도 평화 구상을 밝히며 미·북, 남북 대화의 끈을 이어갈 계획이다. 앞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 대통령은 APEC을 계기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긍정적 진전이 이뤄진 것을 환영한다”는 의장 성명을 발표했던 전례가 있다. 노 전 대통령이 APEC 의장국이라는 기회를 활용해 아시아·태평양뿐 아니라 한반도 이슈를 다뤘는데, 이 대통령도 이 기회를 살릴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이 대통령은 지난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도 한반도 평화정책 지지를 구한 바 있다. END 이니셔티브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교류(Exchange)·관계 정상화(Normalization)·단계적 비핵화(Denuclearization)를 설명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한국이 미·북 회담에 먼저 나서야 한다고 보지는 않고 있다. 한반도 운전자론을 내세웠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우리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고집할 이유가 없다”며 “미·북 대화는 남북관계 개선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미·북 정상이 만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회동이 이뤄졌을 때는 즉각 지원할 수 있도록 실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조치는 다했고, 김 위원장 결심이 남았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번에 판문점 회동이 이뤄지려면 북쪽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며 “오늘이나 내일 중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등의 입장 표명이 있지 않을까 내다본다”고 말했다. 다만 “미·북 정상회동을 상정해서 한미 간 논의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신중론을 폈다. 외통위 종합감사에서 조 장관은 “북한이 조금 더 청구서를 키우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2018년과 비교해보면 북한으로선 그동안 러시아와 군사동맹을 맺었고 중국과 관계도 강화됐다”고 말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지난 27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예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 연합뉴스] |
북측에서는 미묘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러시아를 찾은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미국을 향해 직접적인 비난을 내놓지 않았다. 러시아 외무부가 “국제 정세 긴장이 고조되는 이유는 미국과 동맹들 때문”이라고 밝혔으나, 조선중앙통신 공보문에는 이 같은 내용이 빠졌다.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염두에 두고 대미 메시지 수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최 외무상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미·북 회담에 대한 이해를 구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외교 책임자인 최 외무상이 28~29일 유라시아 안보 국제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 미·북 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북한을 일종의 ‘핵 보유국’이라고 재차 부른 데 이어 제재 완화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으로 향하던 기내에서 간담회를 갖고 북한에 제시할 수 있는 의제에 대해 “우리에게는 제재가 있는데 (논의를) 시작하기에는 꽤 큰 사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제재를 풀 수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냥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즉답을 피했다.
문제는 미국의 제재가 더 이상 북한에 치명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외교가에선 북한 핵·미사일 역량이 고도화된 상황으로 평가한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가 그리 급하지 않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6년 만에 방한하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제3국에서 미·북 대화가 쉽지 않다는 점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대북 유화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북정책은 여전히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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