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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문화 플랫폼'된 K-팝…"팬과 함께 경험 설계할 차례"

디지털데일리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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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서울 성수동 한복판 거리는 이제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이에 대해 차우진 엔터문화연구소 대표는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후 서울 등 한국 전역이 관광 콘텐츠로 재발견됐다"며 "지금이 피크가 아니라 시작점"이라고 진단했다.

◆"K-팝, 이제는 팬 중심 BM"…달라진 문화산업 문법

28일 CJ ENM 사옥에서 진행된 '컬처 TALK' 행사에서 'K-팝의 문법이 바뀐다'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차 대표는 K-팝의 본질을 '팬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로 정의했다. 지난 20세기에는 아티스트가 먼저 데뷔하고 시간이 지나 팬이 생겼지만 21세기형 K-팝은 팬덤과 브랜딩이 데뷔 이전부터 움직인다는 이론이다.




예능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즈 플래닛'이 대표적이다. 차 대표는 "(보이즈 플래닛을 보면) 팀명도 멤버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팬들이 직접 투표로 멤버를 결정하고 방송이 끝나면 이미 데뷔 시장이 형성돼 있다"며 "팬의 참여가 상품 기획이자 마케팅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구조는 음악 산업의 수익 흐름까지 바꿔놓았다. 글로벌 빅3(유니버설·워너·소니)가 스트리밍·퍼블리싱 등 저작권 기반의 수익에 집중한다면 K-팝 기획사는 공연·MD 중심의 고수익 구조를 구축했다.

차 대표는 이를 '360도 통합 모델'이라 부르며 "아티스트의 IP, 초상권, 저작권을 직접 소유하기 때문에 하이리스크-하이리턴 구조가 된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콘서트·MD 매출이 355% 성장하며 글로벌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팬데믹 이후 산업 지형은 슈퍼팬 전략으로 재편되고 있다. 차 대표는 "모든 기업이 돈을 더 많이 쓰고 관여도가 높은 팬층을 중심으로 수익화를 고민한다"며 "음원·공연보다 IP·콘텐츠 등 간접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라고 말했다.


관련 산업 흐름에 맞춰 팬과의 직접적인 접점 확보가 핵심 전략으로 부상했다. 단순 판매를 넘어 팬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직접 관계를 맺는 것이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플랫폼, '팬덤의 광장'이 되다…"팬덤 콘텐츠 향유 생태계 나올 것"

차 대표는 K-팝 산업의 핵심 무대를 '플랫폼'으로 꼽으며 팬 플랫폼을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첫 번째는 다수 아티스트가 입점해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내는 '아티스트 중심 통합 플랫폼'이다. 커뮤니티 활동부터 티켓 예매, 굿즈 구매까지 한 앱에서 이뤄지는 '슈퍼앱형 팬덤 플랫폼'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두 번째 유형은 아티스트가 독자적인 브랜드를 운영하는 'SaaS형 독립 플랫폼'으로 데이터 소유권을 100% 확보할 수 있지만 팬덤 유입이 쉽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마지막으로 차 대표는 '콘텐츠 특화 플랫폼'을 강조했다. 그는 콘텐츠 특화 플랫폼이 팬덤의 놀이터가 아닌 '콘텐츠 광장으로 발전할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팬이 소비자에 머무르지 않고 콘텐츠 제작, 유통, 가치 형성에 참여하는 구조다.

실제로 엑스(X)·틱톡·레딧이 팬 커뮤니티라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은 '오피셜 채널'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사이에 자리한 콘텐츠 플랫폼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처럼 고품질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결합한 '제3의 길'로 구분된다.


차 대표는 "미국의 애니메이션 플랫폼 크런치롤처럼 특정 장르 팬들이 모여 고품질 콘텐츠를 향유하는 생태계가 곧 K-팝에도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차 대표는 Mnet의 보이즈 플래닛·마마 어워즈·나나 투어 등을 사례로 들며 "콘텐츠는 팬덤을 모으는 도구를 넘어 지속 가능한 경험을 설계하는 장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의 질문이 어떻게 더 많은 팬을 모을까였다면 이제는 모인 팬에게 어떤 가치와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로 바뀌었다"며 "K-팝을 산업에서 문화로 바꾸는 건 결국 팬과 그들이 향유하는 콘텐츠"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시장을 만들 것인가, 문화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 후 "시장은 곧 사라질 수 있지만 문화는 오래 남는다"며 "K-팝의 다음 단계는 시장의 확장이 아니라 문화를 만드는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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